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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전이나 역사서를 즐겨 읽지 않는다.
지루하다는 생각도 있지만 옛 시대에 써진 글이라 지금의 시대를 사는데
별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한비야가 추천하는 책 중에 하나라 그냥 별 생각없이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 책만보는 바보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나의 짧은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것인지를 깊이 깨닳았다.
그들의 현재와 나의 현재는 시대만 다를 뿐 전혀 다른 것이 없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이덕무이다. 사실 이덕무라는 이름은 처음 들었다.
이덕무의 절친한 벗들로 나오는 박지원, 유득공, 박제가..등은 중고등학교 때 국사책에서 봤지만 그들의 이름과 조선시대 때 유명한 책들을 써낸 실학자들이라는 것 말고는 내가 그들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었다.
이번에 이 책을 통해서 나는 그들의 위대한 업적 뒤에 숨겨진 그들의 우정과 삶을 엿볼 수 있었고 작은 일화들을 통해서 그들의 성품이나 진솔한 모습들을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이 서자 출신이라는 아픔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의 벗 중에는 명문가의 번듯한 자제들도 있었다. 신분이 다른 사람들이 젊어서부터 서로를 아낌없이 챙기며 모든 것을 툭 터놓고 기쁠때나 슬플때나 함께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사실 그들의 우정이 너무 부럽기도 하였다.
또 하나 다양한 분야에서 가난한 백성들과 나아가 나라를 위해서 그들의 지식을 바탕으로 실천을 하고자 노력하였던 모습 또한 감명 깊었다.
이렇게보면 이 책은 또 하나의 위인들에 대한 위인전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덕무의 일생을 이덕무의 입장에서 쓴 전기가 맞다.
하지만 일반적인 위인전이 아니라 이덕무가 평소에 느낀 그대로 그의 인생과 그들의 벗을 바라보며 그때 그때 적어내려 간 순수함과 진솔함이 묻어나는 글이다.
역시 한비야가 추천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이덕무가 스승이라 생각하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도 한비야가 추천한 도서 중의 하나라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열하일기가 어떻게 해서 쓰여졌는지 열하일기의 저자인 박지원의 평소 생각과 모습이 어땠는지를 조금이나마 알고나니 얼른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들 서자출신들의 학자들은 규장각으로 불러들여 비로써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정조에 관해서도 많은 관심이 생겼다. 드라마 이산을 보고 그때도 많이 좋아한 캐릭터였는데 이 책을 보고나니 정조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끝으로 이 책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선입견이나 편견에 사로잡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거부하지 말자는 교훈도 준다.
사람은 누구나 변화를 두려워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우리의 삶을 더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되어있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