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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 실패한 사무엘

 

판관 사무엘은 40년 동안 이스라엘을 순회하며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윽고 나이가 들자 그는 두 아들 요엘과 아비야에게 자신의 판관 임무를 대행케 했다. 두 아들은 브엘세바에서 재판을 담당했다.

 아들은 아버지를 닮게 마련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드물지 않다. 형편없는 부모에게서 온건하고 정직한 아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훌륭한 덕을 갖춘 부모의 자녀가 타락하는 경우도 많다.

 사무엘의 두 아들은 후자에 속했다. 대예언자이자 하느님 앞에서는 물론 사람 앞에서도 올바른 아버지 사무엘과는 전혀 닮지않은 망나니들이었다. 재판관인 그들은 소송 당사자들에게서 뇌물과 돈을 받기도 하고, 자기 마음대로 판결을 적당히 처리해 억울한 백성이 속출했다.

 그들은 첫째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고, 둘째 자기 아버지 사무엘의 의지를 무시하고 행동했다. 얄궂게도 아버지 사무엘이 백성들에게 온 정열을 기울여 설파한 이상과 정반대되는 행위를 일삼은 것이다.

 사무엘은 세 살 때 엘리의 제자가 된 뒤로 엘리의 두 아들이 저지르는 악행과 그런 자식들을 엄하게 다스리지 않는 스승 엘리를 보고 자랐다. 하지만 사무엘은 그들의 행패를 본받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훌륭한 판관으로 성장했다. 너구나 사무엘은 이러한 악행을 저지르는 자식들과 그 잘못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아버지 엘리에 대한 하느님의 엄한 선고를 직접 들었다. 그런 사무엘이 엘리와 똑같은 과오를 저지르고 말았다. 예나 지금이나 자식 교육은 참으로 어려운 것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