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배운 일본어가 가물가물하다. 히라가나 들어봤지만 전혀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일본 소설을 읽고 만화를 보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좀 더 일본어에 대해 궁금했고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영어나 중국어에 밀려 개인적으로는 공부할 시간이 없었고 다시 시작하자니 도무지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난감한 것도 사실이었다. 일본어 문법에 대한 부분보다 실제 여행에서 사용할 수 있고 일본인과 간단한 대화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껍고 어려운 책보다는 조금 쉽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 필요했다.

 

일단 이 책은 사이즈도 귀엽고 쳐다보고만 있어도 어느 정도는 기억에 남는다는 장점을 가졌다. 마치 유치원생들이 그림으로 간단한 단어를 익히듯 웃으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조금 당황스러운 점이라면 히라가나 던지 기본에 대해서도 나와 있지 않고 오로지 일본어와 한글로 발음을 적어놓은 점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부분은 혼자 인터넷에서 찾아야 했다. 그리고 책에 나와 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책에서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고 연습할 수 있는 부분을 프린트해서 써야한다.

 

그림을 보며 단어를 익히고 그것으로 문장을 만드는 방법이 재밌고 이 책의 가장 중요한 핵심방법이다. 모든 것이 간단한 그림으로 연결되니 그냥 종이에 박박 글씨 쓰면서 외우는 것보다 그 단어하면 이 간단한 그림이 생각이 난다. 글씨를 굳이 외우지 않아도 입에서는 일단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든다.

 

그림만 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단어의 뜻과 책 뒤쪽의 뜻을 찾아가며 맞춰가다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재미를 느끼면서 하는 공부다 보니 지루함이 없어서 좋았다. 왜 처음에 재미를 붙이면 계속하기 좋지만 처음부터 무섭게 단어를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이 느껴지면 흥미가 떨어지고 다시 시작하기 두렵게 되는데 그런 문제는 조금 해결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으로 기초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 책은 재밌게 시작하기 위한 책이다. 일단 쓰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고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면 이 책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앞에서 배운 부분을 빈칸 채우기로 복습도 하면서 마치 유치원생이 무엇인가를 배우듯 쉽게 다가갈 수 있으니 일본어를 시작하는 사람이 입문으로 이 책을 통해서 배운다면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은 책이다.

 

일본인과의 대화에서 늘 사용하는 단어가 두 세 개 밖에 없었는데 배운 거 여행가서 꼭 말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는 내가 말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것도 몇 단어가 없었는데 이제는 단어를 더 많이 말해보고 나아가 상대방의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질 것 같다. 이 책 내용만 잘 익혀도 어느 정도의 단어를 말할 줄 알게 되고 또 그것이 현지인에게 입을 떼기 무서운 현실에서 조금은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2009.05.botongsa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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