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점에 가도 극장에 가도 [트와일라잇] 열풍인 것 같다. 전부터 눈여겨봤었는데 영화로 나온 후 더 읽고 싶었던 책이다. 로맨스 스타일은 개인적인 취향과는 조금 맞지 않지만 그래도 유명하면 괜히 읽어보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심리인 것 같다. 작가에 대한 부분도 처음 쓴 소설이라는 점에서 놀라웠다. 어떻게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꾸려나갈 수 있었는지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뱀파이어에 대한 언급이나 분위기는 무섭거나 하지 않았다. 이 스토리의 중점은 둘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따진다면 획기적이거나 독특한 느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사랑이라는 소재, 그것을 끝까지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끌어낸 부분이 이 소설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책 뒤표지에 보면 나오는 글이 있다.
세 가지는 아주 확실했다.
첫째, 에드워드는 뱀파이어였다.
둘째,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나로선 알 수 없지만 그의 일부는 내 피를 갈망하고 있었다.
그리고 셋째, 나는 돌이킬 수 없이 무조건적으로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이 부분을 읽은 지인이 지나가는 말로 “어! 이거 여자들이 좋아하겠네.” 한마디 하고 간다.
동감했다. 정말 만화 같았고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그런 러브스토리였다. 사실 냉소적으로 봤을 때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만난 지 얼마 안돼서 이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목숨을 바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참 허무했다. 특히 [해리 포터]와 비교되는 부분은 좀..

 

[트와일라잇]에서 반한 점은 우선은 책이 얇은 분량도 아닌데 정말 재밌게 술술 읽힌다. 흡입력도 좋았고 특히 개인적으로 마지막 부분이 여운이 많이 남았다. 마치 시리즈물에서 다음 편을 예고하듯 한마디 던져주면 그게 그렇게 궁금할 수가 없었다. 물론 뒤에 시리즈로 나온 내용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궁금하게 만드는 건 당연한 비결이겠지만.

 

책의 중간까지는 둘의 줄다리기 하는 모습이 거의 담겨져 있고 뒤쪽 그러니까 야구 경기를 보러가면서부터 흥미로워졌다. 거기서는 상황이 갑자기 빠르게 변해 졸음을 참고 봤다면 달아날 정도로 재밌었다. 역시 나는 로맨스보다 액션인가 싶었다. 이런 사건을 하나 던져줘야 흥미를 느끼다니.

 

쉽지 않은 둘의 사랑은 그 사건을 계기로 더욱 더 가까워진다. 그래서 서로를 포기할 수 없고 갈망하게 된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로맨스의 최고의 설렘이 아닐까 싶었다. 괜히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어떤 부러움과 솔로들에게 공허함을 남겨주는 그런 상황이 많았다. 그래서 로맨스 소설은 중독이 되나보다. 조금 더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마음은 모든 여자들의 가슴에 자리 잡고 있으니까.

 

이 책을 읽고 영화도 봤다. 물론 책이냐 영화냐 비교하기가 애매하지만 그래도 책에 한 표를 주고 싶었다. 영화는 솔직히 너무 많이 실망했다. 우선 여자 주인공 벨라는 생각보다 너무 예뻤고 (사실 책에서는 자신을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는데) 에드워드는 생각보다 너무 남자다웠다. 조금 더 신비스럽고 잘생겼을 것이라고 상상했는데 그리고 전체적으로 뱀파이어 영화라서 그런지 우울하고 너무 조용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사실 2% 부족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조금 더 생동감 있었더라면 싶었다.

 

책을 표현해 내기가 당연히 어렵겠지만 이제는 영화를 보고 책을 읽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실망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책의 느낌을 잘 살린 영화도 있는데 [어톤먼트][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길버트 그레이프] 워 이런 영화처럼 말이다. 하지만 자꾸 다음편이 기대되는 미드처럼 [트와일라잇]은 중독인 것 같다. 일단 한 번 알게 되면 궁금해서 끝을 꼭 알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다. 에드워드와 벨라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2009.01.botongsaram

 

트와일라잇, 한다면해, 보통사람, 서평,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