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경제 위기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자산의 가치도 떨어졌다. 미국이 막대한 신용확대 정책으로 당장 급한 불은 껐다 하더라도 전 세계를 다시 흔들 수 있는 부채 규모나 미국 국채를 안고 있는 다른 나라들이 서로 얽혀 있는 모습을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앞으로의 경제를 비관적으로 밖에 바라볼 수 없다. 우리는 어떤가? 전문가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현실을 외면하려 하고 있다. 물론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힘든 전문 용어들과 도표들을 보면 머리가 아파오지만 최소한 이 책을 통해서 경제의 전체적인 흐름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최소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안다면 최소한 자기 자신은 지킬 수 있지 않을까.

 

경제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다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전체적으로 훑어본 후 앞장의 이 책을 읽는 방법으로 다시 한 번 읽어 나갔다.

 그들은, 시장은 참여하는 주체들에 의해 자유로워야 동기를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규제를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정부가 개입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언제나 개입되어 있다. 시장은 객관적이라는 환상,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그들은 기업의 주인은 주주들이라고 말하며 그들을 위한 경영을 하면 이윤은 극대화되고 사회적 기여를 극대화 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주들은 언제든지 쉽고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 가만 생각해보면 기업의 이익이 나면 그것을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준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 놀란 점은 바로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우리의 삶을 더 많이 바꿨다는 이야기였다. 막연하게 우리는 인터넷 때문에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만 생각했는데 세탁기를 포함한 가전제품의 혁명은 훨씬 더 컸었던 것이다. 여성들이 집안일 하는 시간을 줄여줘서 노동 시장 진출을 촉진했고 가사와 관련된 일자리가 많이 사라진 것이다. 또한 여성들이 일을 하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자녀 양육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높아졌고 자녀 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인터넷이나 신기술에 대해 과대평가 한다면 국가나 기업의 정책들이 여러 가지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저자의 말이 더욱 더 와 닿는다. “옛것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고 새것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다. 생산성이 높으면 그만큼 보수가 늘어난다고 생각했고 똑같은 일을 해도 선진국 사람들의 임금이 훨씬 높은 것도 당연시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이었다. 원하는 나라에 가서 선택해서 일을 할 수 있다면 각 나라의 일자리는 대부분 가난한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이 많아 질 것이다. 이것을 사전에 막고 있는 것이다. 인도와 미국에서 똑같이 운전하는 사람은 월급차이가 엄청 난다. 하지만 운전을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실제로 그렇게 심하게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운전 실력이 급여만큼 50배나 차이가 날 수 있을까.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적당히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져 경제가 안정되면 투자를 불러일으켜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과는 정반대로, 인플레이션은 아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시도는 투자와 성장을 위축시켰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대부분 진정한 경제적 안정을 맛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주요 목표로 하는 자유 시장 정책 패키지의 근간을 이루는 자본과 노동 시장의 자유화는 금융 불안과 고용 불안정을 초래해서 불안정한 세상을 만들었고, 설상가상으로 이 정책이 약속했던 이른바 ‘성장 촉진’마저 실현하지 못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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