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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즐기기 위해 존재한다.

여행이란 단어에 집착 하던 시절이 있었다. 우연히 떠난 중국에서의 생활이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자유를 느끼면서 여행에 대한 갈망이 시작된 것 같다.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 한 번 여행하기 시작하면 다시 떠나는 이유를 그때 처음 실감했다.

한국에 있으면 이런 저런 현실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며 없던 걱정도 생기고, 다른 사람과 날 비교하며 불안해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으면서도 또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그래서 아마, 여행이 하고 싶은 것 같다. 물론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마음속에 가득 쌓인 것을 비우고 올 수 있어서 그런 느낌들이 좋았다. 고민이 많은 요즘, 하지만 떠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고부터 여행 책들은 자제하는 편이었다. 책 읽고 갑자기 떠나고 싶은 생각에 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미루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삶이 부러우면서도 자유에 대해 그에게 배운 점이 있다. 나는 무조건 떠나야만 자유다 는 착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이 시점에서도 충분히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는데 그것을 꼭 떠나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참으로 허무맹랑한 사람 다카하시 아유무, 하지만 모두가 그처럼 살아갈 수 없기에 그 자유와 용기를 많은 사람들은 부러워한다. 이 책은 그의 20대 10년을 담고 있다. 자서전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굉장히 자유로운 글이다. 틀도 없고 중간 중간 본인이 얘기하고 본인이 웃고, 마치 친한 친구의 일기장을 읽는 느낌으로 가볍게 볼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항상 ‘진지하게 불타오를 뭔가’를 찾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이십 대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지 못해 항상 마음만 초조하고.

나 스스로 자신감이 없으니 아무 의미도 없이 주위 사람과 나를 비교나 하고.

‘대체 나는 뭘 하고 싶은가?’ ‘어떤 일이 나에게 잘 맞는가?’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이다.

근데 뭘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아무리 고민해봤자 답은 나오지 않을 줄 뻔히 알면서도

무턱대고 나 혼자 끙끙 고민했었다.-p30

작가는 스무 살, <칵테일>이란 영화를 보고 핑 돌아버려 서점으로 달려가 가게에 대한 책을 모조리 사서 읽었다. 책을 읽다보면 알겠지만 정말 하나에 꽂히면 물불 안 가리는 것 같다. 몰입의 절정이라고 할까? 그는 가게를 열기 위해 바텐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지만 당연히 가게 차릴 돈을 버는 건 무리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만두고 싶었지만 자존심이 상해 실력을 갈고 닦기로 맘먹고 하루 3시간 자면서 모든 시간을 훈련에 쏟아 붓는다.

아마 다른 사람 같으면 돈이라는 커다란 문제에 부딪쳐 포기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해보고 싶은 많은 것들을 돈 때문에 포기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친구 셋을 데리고 각자 할당금액을 정해줘 어떻게든 되게끔 만들었다. 고액 아르바이트 경험담도 풀어놨는데 약물실험에 대한 이야기는 웃기면서도 뭔가 짠했다.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거절도 당해봤고 도와준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스물한 살 겨울 가게 오픈.

거의 빚으로 시작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벼랑 끝에선 그들은 이왕 이렇게 된 거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이 오고 단골이 되고 점점 붐을 이루게 되었다. 결국 2년 뒤에는 점포 네 개까지 확장!

보통 사람들은 여기서 사업 확장에 온 힘을 쏟으며 돈 불려가는 재미에 살 텐데, 그는 다시 백수로 돌아간다. 막상 성공하고 보니 가슴 뛰는 것이 덜해져 인생이 재미가 없어졌다나? 배부른 소리 같지만 그게 그를 살게 하고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능력은 타고 난 거 같다.

그리고 맨땅에 해딩이 또 시작된다. 뜬금없는 출판사업.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 글을 쓰니 뭐 처음에는 거의 망했다. 그러나 끈기를 갖고 출판을 계속 했을 때 책 한권이 베스트셀러로 오르고 그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이다.

또 정상을 맛본 그는 슬슬 또 몸이 근질근질, 이번에는 결혼한 후 아내와 세계 여행을 떠난다. 갔다 와서 그들은 집을 얻어야 했기에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새로운 파라다이스를 만들었다.

늘 두근거림을 찾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결과를 만든다. 그는 자신의 행복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옆에 두며 인생을 살아간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삶을 그는 살고 있는 것이다. 부러워만 할 것인가? 내 인생과 행복은 내가 만들어나가는 것을. 생각하기에 따라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심플하고 유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보니까

‘나는 인생에 필요 없는 짐을 어지간히도 많이 짊어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었어.

‘너무 많은 걸 지키려고 할게 아니라 깨끗이 비워버리고 그야말로 소중한 것만을 골라

그걸 깊이깊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 - p199

2010.10.botongsaram

러브앤프리, 어드벤처라이프, 다카하시아유무, 한담녀해,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