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에게 요즘 제가 계속 입에 달고 주문처럼 하는 말이...

"빨리 해라",

"집중해서 빨리 끝내면 더 많이 놀 수 있지 않니~"

"미리미리 해라.."

이런 말들이예요.

 

아이를 생각하고 인생을 멀리 장기적으로 보고 생각하면...

그냥 밝고 자유롭게 키우고 싶지만...

막상 초등학생이 되고....

주위에 아이들이 다 저만큼 하는데 싶으니...

그러고 싶지 않아도 점점 아이에게 이것저것을 강요하고 닥달하는 엄마가 되어버린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구요.

 

아이의 감성과 자존감향상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책과 여러가지 부모교육을 통해서 깨닳으면서도..

아이를 그 자체로 인정해 주는 것, 아이와의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느끼면서도...

엄마의 마음 내려놓기가 너무 힘들다고..그것이 잘 안된다고 한탄하고 속상해 할 때...

이 [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 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제목이 참으로 제 마음에 강렬하게 와 닿았어요.

이제 내년이면 10대에 접어드는 제 딸과...

이 시대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으며 힘들어하는 제 딸 친구들과 여러 아이들을 생각할 때..

기다려 주지 못하고 어른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빨리 하길 원하는 저를 비롯한 많은 부모님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마다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도서관에 구비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답니다.

 

이 책은  4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습니다.

1. 부모와의 관계에 대한 시차 극복하기.

2. 친구에 대한 시차 극복하기.

3. 공부에 대한 시차 극복하기.

4. 꿈에 대한 시차 극복하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저와... 지금의 우리 딸 아이의 처지와 비교도 해보기도 하고...

제 부모님은 어떠셨는지...저는 지금 어떻게 우리 아이에게 하고 있는지를 자꾸 되돌아 보았습니다.

유아기에는 정말 아무 바램없이 잘자고 잘먹고 건강하고...

엄마를 보면서 방그르르 웃어주고 달려와 안아주고...

그런 아이에게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랑한다는 표현을 했던 저인데...

아기가 학령기가 되니.. 

자꾸 잔소리 하고, 어느 순간 옆집 아이와 비교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고 있을 때...

저 윗 구절처럼 우리 아이는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지....

가슴 찔려하며 이 문장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사랑하니까... 네가 잘 되기를 바라니까.... 하는 욕심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강요하고 상처주는 많은 것들이....

결국 자녀와 부모와의 사이를 갈라놓고... 서로를 이해 못하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어른이 된 저는 무감각하게 잊고 있었나봅니다.

 

저도 부모님의 강요로 제가 하고 싶은 전공을 선택 못하고 부모님의 뜻대로 가야 해서,

그것 때문에 학창시절이 많이 힘들었고,

그래서 '나중에 자식을 키울 때는 절대로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지해 줄거야~' 라고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엄마가 되어보고 자녀를 키워보니... '부모님의 입장에선 그럴 수도 있었겠다...' 라고 조금씩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듯이.... 부모와 자녀의 시차가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또한 친구에 대한 시차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어린 시절 제 학창시절과 지금 우리 아이의 친구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저도..우리 아기가  더 반듯하고 좋은 영향을 미치는 친구를 사귀기를 바랬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요즘 '우리 아이만 잘 키워서는 안되고 다 같이 잘 키워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마을이 학교입니다.' 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는 지역도 많이 생겼지요.

 

친구들과 진빠지게 놀아보질 못하는 우리 아이들..

서로 바쁘기 때문에 서로 놀 친구가 없는..

그래서 친구들과 놀려고 학원가는 아이들을 볼 때....

과연 지금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힘든 짐을 지게 하는지 다시 한번 반성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녀와 소통..

자녀를 인정..

자녀와 대화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나의 시계보다 우리 아이의 시계의 속도가 같지 않다 라는 것..

 

나도 어릴 적엔 부모님과의 시차로 힘들어 하고 슬퍼했던 경험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이제 제 시계를 저희 아이의 시간대로 맞추면서...

같은 시간대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독거려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네요.

 

앞으로 속터질 일이 많겠지요.

이제 십대에 진입하는 우리 딸에게 정말 공감하고 소통하는 엄마가 되기 위해..

이 책은 두고 두고 지침서로 읽어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