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치료 : 상처를 힘으로 바꾸는 놀이치료 심리학>

 

책의 서문, 그리고 시작하는 부분에 저자는 어린 날의 아픈 기억을 담담히 기록하고 있다. 아픈 기억이 성장하는 힘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오늘날의 아이들은 그런 힘을 내적으로 가지고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우리 아이들, 상처입은 아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궁금했다. 상처입은 아이들을 치료하는 치료자의 마음도 궁금했기에 이 책을 펼쳤다. 학교에서 여유있는 시간에, 아침자습 10분독서 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읽는 책으로는 적당했다. 어려운 학문적 이야기가 아니기에 술술 읽혔고, 아이들 앞에서 책 읽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에 더 좋았다.

 

책은 두꺼웠고, 학교에서의 여유시간은 부족하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읽었고 내용은 파편이 되어 기억속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아이를 바라보는, 특히 상처입은 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선은 조금 변한 것 같다. 우리 반 아이들, 상처를 입고 지내는 아이들이 있을까? 6학년 쯤 되면 그런 것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가정에서의 아픔. 이것이 아이들과 대화속에 가시처럼 돋아나 있는 것을 보면 참 아프다. 아이들 잘못은 아닌데.

 

아이들은 종종 교사에게 자신의 아픔에 대한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고 눈치 챘다고 하더라도 바쁘다는 이유로 모른척, 모르고, 무심결에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이 아이들 아픔이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마음속으로 가라앉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러면 언젠가는 어른이되어 지금의 아픔이 다른 형태의 비정상적임으로 나타나겠지. 몸이 무척 아픈 지금, 마음도 아프다.

정혜자, 어린이마음치료, 교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