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작가의 소설을 연속해서 읽게되는 요즘이네요^^. 

  처남이 군대에서 휴가나오면서 책상위에 덩그러니 놓고간 책이 몇 권 있죠. 그 중 한권이 이거. 요즘은 일본 소설을 읽는 시즌인가? 뭐 그런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아주 잠깐. 일본 소설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동양권이긴 하지만 일본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잖아요. 동양이지만 서양이고 싶은 그런 일본 정치가들의 바램때문에 철저하게 서양화 되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인간의 사고는 그렇지 않잖아요. 동양적인 사고와 서양적인 사고가 함께 공존하다 보니 제3의 문화가 발생했다고 할까요. 아무튼 일본적인 문화는 좀 퇴폐적이기도 하지만 상당히 창의적이기도 하죠. 

  왼쪽에 표지는 일본에서 출판됬을 때의 표지랍니다.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의 표지와는 좀 다르죠. 우리 책표지는 사실 어떤 류의 소설인지 잘 알수가 없죠. 저같은 경우는 스포츠책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옛날 바티투스타라는 축구선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일본에서 발행된 <팀 바티스타의 영광>이라는 이 표지를 보면, 의학소설인 것을 단번에 알수 있죠. 

  책을 읽다보면 단순한 의학소설은 아니고, 인간의 번민에대한 이야기. 그리고 인간적인 실수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의 단지 의학소설만을 말하는 표지를 인물중심의 표지로 바꾼 듯합니다. 그래도 그렇지, 맨 앞의 간호사 모자도 잘 안보이고, 맨 뒤의 수술마스크쓴 사람도 잘 안보이잖아요. 자세히 봐야하니까요. 

  다구치의 첫 조사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시라토리의 분석이 소설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전적으로 범인을 찾는데는 시라토리의 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요. 다구치는 왜 등장시켰을까. 단지 액티브 페이즈와  패시브 페이즈를 위해 등장시킨 건 아닐듯한데 말이죠. 액티브 페이즈는 설득을 하는데 사용하는 화법이고, 패시브 페이즈는 심리분석을 하는데 사용하는 화법이랍니다. 그런데 한 개인이 두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다는 것은 거의 신적인 능력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논리적인 사람과 철저하게 감정적인 사람(감성적인 사람)을 등장시킨 건 아닌가 싶어요. 물론 다구치는 나중에 논리적인 사람으로 살짝 변모하긴 하지만요. 참, 그러고 보니 시라토리도 다구치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의 논리성만을 주장한걸 조금 반성하는 듯한 기미를 보였잖아요. 그러니 그도 다구치로 인해 조금 변화했다고 봐도 되겠죠.

  
  전개과정에서의 박진감은 다른 어떤 소설도 따라올 수 없는 듯합니다. 가장 헐리우드적인 소설을 쓰는 댄브라운의 소설에도 이런 박진감은 잘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역시... 하는 생각으로 푹 빠져서 읽은 책입니다. 군더더기가 없을수밖에 없는 것이 중반 이후에 등장한 시라토리라는 인물 자체가 군더더기가 없는 인물 캐릭터를 잡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럴수밖에 없겠지만, 결론또한 너무 군더더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마취의사의 정신병으로 인한 살인. 동기도 없고, 인간적인 고뇌도 없잖아요. 이런게 우리 정서와 일본 정서의 차이인 거죠. 우리는 ’살인’이나 ’범죄’에는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고민이나 번민이 있었으리라 생각하고, 또 그걸 기대하곤 하는데, 일본 소설은 그런것쯤은 없어도 된다는 식이죠. 이렇게 일본문화를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섞이다보니 우리도 유영철같은 사이코패스 범죄가 등장하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살짝 듭니다. 물론 위에도 이야기했듯이, 그리고 이전 이야기 <가스미초 이야기>에서도 밝혔듯이 일본문화에는 본받고 싶은 것들도 있다는 점 꼭 기억해두시길...... 

바타스타수술팀의영광, 가이도다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