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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서러운 넋들
낙미쓸이 하던 여자와 그것을 도우던 남자가 부두노동에서 쫒겨나는 것을 보고 손판석은 기분이 영 안좋다. 여자는 독감에 걸린 아이에게 약이라도 지어주기 위해 쌀을 조금 더 빼돌린 것인데 그 일이 발각되어 쫒겨난 것이다. 이번 독감은 아주 심했다. 아이들과 노인들은 잘못하면 죽어나간다는 것이다. 손판석의 막내아들과 딸도 독감에 걸렸는데 영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다가 막내아들은 죽었다. 남상명도 독감에 걸려 누워있었다. 죽림댁은 농감 한씨에게 빚돈을 내어 남상명의 약을 지어 낫기만 바랬으나, 남상명은 빚돈만 늘리고 결국 죽었다. 한씨는 죽림댁 딸을 내놓으라며 어기장을 놓았다. 죽림댁은 한기팔과 김장섭과 상의하고는 박건식이 있는 목포로 야반도주를 했다.
서무룡은 곧 결혼하게 되어 혼수를 장만하기 위해 양효남이 운영하고 있는 고급 잡화상을 찾는다. 양치성때문에 뒤를 봐주고 있어서 양효남의 가게는 연일 번창하였다. 이때 유행하던 것은 재봉틀과 유성기였고, 최고의 히트곡은 <타향살이>였다. 서무룡은 양효남이 아니꼬우면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양치성때문에 싫은 소리 한마지 하지 못한다.

33. 무너진 집안
의대에 다니던 송가원은 박정애와 함께 허탁이 숨어있는 한성 객주가를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박정애가 학비를 대겠다는 말에 당황하였지만 특별한 뜻이 없다고 생각하며 허탁을 찾았다.
한편 이동만은 전 재산을 사금캐는데 투자했다. 나이 60이 넘어서 무슨 재산을 또 늘리겠다고 그런 욕심을 부리는지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듯하다. 이경욱은 몇년 연속 사시에 낙방하고 있었으며 그 이유는 옥녀였고, 옥녀의 신세를 망친 아버지 이동만에 대한 복수심이었다. 이동만은 우노사와와 동업하여 사금사업을 시작하자 한달만에 금광을 찾았다. 대박의 꿈을 꾸었다.

34. 바람이 불어야 나무가 흔들린다
신간회가 조선의 통합 독립운동 단체로 조직되면서 지방 조직에도 소작쟁의나 노동쟁의가 활발하게 일어났다. 군산에서도 소작재의가 일어나면서 수리조합비를 소작인에게 물리는 것에 반대하는 노동쟁의가 활발히 일어났으며 그 중심에 신세호가 있었다. 득보는 고문을 당하며 실토했던 유승현에 대한 죄책감으로 신간회 청년회활동을 하고 있었다. 득보는 신세호에게 늘 죄진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으며 신세호가 한마디 안부를 물을 때마다 감사하고 있었다. 신세호는 득보일뿐아니라 동생 옥녀에게도 관심을 쏟고 월엽이에대한 일은 한마디도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간회는 아직 총독부에 불법단체로 낙인찍히진 않았지만, 사회주의 운동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는 마당에 구속할수 있는 구실은 충분히 마련될 수 있었다. 소작쟁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서울에서 지원하는 변호사들도 내려와 법적 도움을 주면서 신간회 활동이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차득보는 연희네와 함께 자신의 논을 추수하면서 앞으로 있을 새로운 신간회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35. 광주, 그리고 젊은 피들
11월, 나주에서 일본인 학생들이 조선인 처녀를 희롱한 사건을 계기로 3일 광주 학생들과 일본학생들간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11월 6일 서울 학생들은 <조선독립만세>를 외치기 시작했으나, 이런 일은 신문에 한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보도 통제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11월 8일 경성제국대학 조선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선독립만세운동이 시작되었으며, 그중에는 송가원도 있었다. 그는 만세운동 중 일제 순사가 휘두를 채찍에 맞은 학생을 구해주었는데 그가 김포 만석꾼 아들 민동환이었다.
한편 이번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 중에는 오삼봉도 있었다. 그는 그야말로 주동자중의 주모자였다.보름이는 아들 삼봉이가 주모자가 된 것을 알고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아들에게 독립운동을 하라고 무주에서 이르기는 했지만, 이렇게 주모자가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한것이었다. 그녀는 서무룡에게 부탁하여 겨우겨우 형량을 1년정도로 낮추었지만 더이상 낮추는 것은 무리였다. 서무룡은 보름이에게 곧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보름이는 이상하게 서운한 감정을 느꼇다.
또 박건식의 아들 박동화도 이번 시위에 가담했다가 퇴학을 당하고 목포로 내려왔다. 아버지 건식은 그를 대견스럽게 받아들였으며, 동화같은 학벌이면 시골에서 무슨 일이든 못하겠냐며 은행같은 곳에서 재정을 맡아볼 수있다며 부인과 동화를 위로했다.

36. 여러 개의 강
신채호 선생은 투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가증권을 직접 옮기다 체포되어 10년형을 언도받고 수감되었다. 송수익은 그분의 행동을 생각하며 과연 자신이라면 그런 직접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곱씹어 생각해보고 있다. 그리고 순수의 열정을 가진 신채호 선생을 생각하며 조선 독립운동 단체들의 자리싸움에 대해 한없이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는 무정부주의로 전향하였다. 만주나 중국, 연해주는 이미 일제의 밀정에 의해 독립군들이 활동하기 힘든 지역이 되어버렸다.
한편 공산주의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만주는 어려운 땅이 되어버렸다. 1국1당주의에따라 중국에있는 조선공산당원들 했으며, 하와이에서 건너온 박용만은었다.

37. 폭우
일본에 의해 조성된 간척지는 그나마 소작세를 낼 망정 먹고살만 하였다. 그러던 어느 여름 폭우에 의해 낮은 지형인 간척지는 휩쓸려 갔다. 그 홍수(홍수라고 표현하기도 우스울 정도의 하룻밤의 비)로 사망자가 2567명, 손실된 가옥이 37438호에 이르고 있었다한다.
한편 이동만은 이번 폭우로 자신의 금광이 다시 묻히는 것을 걱정하여 금광으로 내달았다. 그는 우노사와가 없는 것을 한탄하며 기방으로 향했다. 우노사와는 이미 이동만을 쓰러뜨리기로 결심한 듯 이동만을 무시하며 자신을 무시하면 금광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자꾸 비쳤다. 이동만은 자신에게 금광을 찾는 기술이 없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우노사와를 붙잡을수 밖에 없었다. 본전만 뽑으면 물러나리라 생각했다.

38. 그리운 이름 옥비
송가원은 의학 공부에 회의를 가지고 있다. 그는 이광수같은 해악을 끼치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으며, 젊은 혈기에 무엇이라도 하고싶었다. 하지만 허탁이나 공허스님과 같은 사람의 충고, 즉 집안을 지키고, 의학을 통해 새로운 독립운동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송가원은 옥비를 소개받았고, 그녀의 자태에 자신의 마음을 흠뻑 빼앗기고 말았다.
한편 이동만이 전재산을 날리고 죽어버리는 바람에 사법고시를 합격해야 하는 위기에 직면한 이경욱은 옥비를 한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은 마음에 한남권번을 맴돌고 있었다. 그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술값을 흔쾌히 내줄수 있는 동창 윤동선을 만나러 갔다가 변호사로 개업한 선배 홍명준을 만나 자신의 진로를 심각하게 고민하며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다시 내려간다.

39. 뿌리
방영근은 하와이에서 늦장가를 들어 아들 셋을 연속으로 낳았다. 하와이 조선인 노동자들은 이승만에 속고, 박용만에 속아 이번에는 왠만한 감언이설로는 특헌금을 내놓지 않았다. 김구가 한인애국단을 조직하고 세번째로 헌금을 모금하러 나섰지만 그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러자 모금을 담당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금한 것을 일일이 싸인받고, 또 우체국에서 송금한 내용을 헌금자들에게 일일이 나누어주어 목표로 한 금액 천달러를 확보하였다.
한편 온갖 욕을 먹어가며 돈을 모은 김칠성은 세탁소를 차리겠다며 방영근을 설득하지만 그는 차라리 파인애플 농장에서 일하겠다며 그 제의를 거절한다.

40. 만주 침략
1931년 9월 18일 드디어 만주사변이 터졌다. 청의 마지막황제 푸이를 내세운 만주군과 일본군이 연합하여 만주국을 세웠다. 중국 군대는 내지로 이미 옮겼고, 만주는 무주공산이 되어 일본의 손아귀로 넘어갔다. 그리하여 조선 독립 운동가들은 더 활동하기 어려워졌고, 조선은 일본에 2백년 속국이 된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한편 만주의 독립운동단체는 신간회가 조직되었다는 소식에 3부합작을 시도하고 국민부를 조직하지만 김좌진의 이탈로 실패로 끝나고 만다. 만주가 이미 일본의 손에 넘어갔기때문에 조선민중들은 더없는 허탈감에 빠질수밖에 없었다.

41. 협박과 회유
정재규는 이미 미두로 전재산을 날렸다. 마지막 남은 집까지 날렸을때 부인 윤씨는 이미 정재규를 마음에서 지웠다. 정재규는 담배한갑 살돈도 없어서 막내 도규의 집에 찾아가 도규가 출감할 날을 묻는 척하며 제수씨에게 1원을 얻어 신바람나게 나온다. 미두장에서 하마꾼질을 하기위해서였다. 부자는 망해도 3년 먹을 것은 있다는데......
한편 한인애국단의 이봉창 거사는 1932년 1월 8일에 일어났으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그 일을 이야기하는 미두장의 하마꾼들은 정재규가 나타나자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다. 담배한가치라도 빼앗기기 싫어서였으리라 생각된다.
고서완선생은 3년형을 언도받고 출감하여 정도규가 출감하는 날 한성을 찾아가려고 집을 나섰으나, 담당형사에게 제지 당한다. 가택연금이 된 것이다. 옛날로 치면 유배나 마찬가지다. 한편 정도규는 출감하여 집으로 돌아왔으나, 경찰서장을 만나고 가택연금이 된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지하세포조직을 운영할 생각을 굳히게 된다.

42. 사랑의 여울
송가원은 윤봉?여 민동환과 함께 옥비가 소리를 하는 권번을 찾는다. 이 자리에서 민동환과 함께 과음을 한 가원은 취중에 옥비에게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고 만다. 옥비는 자신에게 그런 마음을 표현한 송가원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낄 뿐이었다. 한편 민동환은 술을 마시? 것이며, 그 편집장에 가원의 형 송중원을 모시고 싶다고 가원에게 제의한다.
다음날 집에서 전날의 과음을 후회하고 있는 송가원에게 허탁이 찾아든다. 그는 박정애에게 정릉으로 찾아오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며 사라진다. 송가원은 박정애를 만나러 연락을 취했지만, 그녀는 동생 미애를 데리고 나온다. 미애는 가원을 사모하지만, 어딘가 허영과 사치에 가득?한다. 박정애는 정릉이라는 말에 허둥지둥 허탁ont color="#339966"> 43. 집단최면
소학교 수신시간. 일본이 우리나라를 잘살게 해준 일에 대해 암기하는 시간이다. 박용화는 가난하지만 암기는 누구보다 자신있어서 줄줄이 외워댄다. 그는 친구의 수학숙제를 대신해주고 연필이나, 고구마 등 필요한 것을 얻으며, 아버지 박건식이나 형 박동화는 참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한편 박동화는 조직의 세포로 활동하다 총책이 상해로 뜨는 것을 도우라는 지령을 받았지만, 일제의 감시가 심하다는 것을 이유로 어쩔수없이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만큼 윤봉길 의사의 거사가 일제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44. 떨어진 별
지삼출은 이광민과 함께 아편덩어리를 들여온다. 옛날에 비해 아편을 들여온긴 힘들었지만, 그만큼 자금을 대는대는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이광민은 연해주에 가면 윤철훈과 윤선숙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자신이 윤선숙을 마음에 두고 있음을 생각하고 이내 그 마음을 접는다. 이미 다른 사람의 여자였던 것이다.
한편 송수익은 또다른 거사를 위해(아마도 한인애국단과 같은 종류의 거사라 생각된다) 사람을 모으지만 주장록의 변심으로 일제에 체포되고 만다. 또다른 하나의 별이 지는 순간이었다.

45. 파도, 파도, 파도
지삼출의 아들 지만복은 김판술의 아들 김건오를 독립군으로 보내며 다시 한 번 자신의 모자람을 한탄하게 된다. 아버지 지삼출이 소학교 선생을 하고 있는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괴감이 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송수익이 "사람은 쓸 데가 다 다르다"는 말을 위안삼아 견디고 있었다. 김건오는 양세봉장군 부대에 소속되어 첫번째 전투를 승리로 장식하며 일본과의 전투에서 불패인 양세봉 장군을 다시한 번 우러러보게 된다.
한편 노병갑은 한중연합토일군에 속하여 스스로 참모장이 되길 희망했으나, 자신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고 떠난 방대근을 생각하며 중대장으로 전투에 참가하여 승전보를 울린다.
또 천상길은 무기없이도 만주군 둘을 죽이고 전투장비를 노획하여, 마을의 청년세포들에게 자신들도 투쟁에 나설 수 있음을 자각시키는 활동을 지속해나간다.

46. 먼 저쪽의 그대
박미애는 일본보다는 유럽의 상품을 더 좋아한다. 오늘날로 치면 된장녀쯤 된다고 할까. 그런 그녀가 송가원을 자신의 남편으로 만들기 위해 가원의 졸업식날 그를 만취상태로 만들어 올가미를 씌운다. 송가원은 이전부터 민동환의 동생과, 박미애, 옥비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박미애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는 박미애의 허영과 사치를 경멸하지만 엎질러진 물을 다시 쓸어담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개업하지 않고 지방에서 의사생활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한편 옥비는 송가원에게 학비 빚진것을 갚으라며 2천원을 주고 가지만, 송가원은 공허를 만날때까지 그 돈을 은행에 두고 기다린다. 하지만 이미 옥비는 자신을 알아주고,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몸을 의탁했을 거라는 말을 듣고 가슴을 친다. 또 민동환은 송가원의 형 송수익을 모셔와 잡지사를 차릴 꿈에 부푼다. 한두번의 정간이나 폐간은 잡지의 명성을 높여줄 것이라는 것이 민동환의 생각이라 송가원은 형을 소개한다.

47. 혁명은 외로운 것
하시모토는 말에게 총을 쏘고난 후 자신의 권세를 과시하기 위해 군산부청장과 같은 모델의 차를 구입하여 타고 있다. 여전히 소작인들을 괴롭히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15살 난 작인의 딸을 빚대신 세번째 소실로 데려왔다. 시골에는 대학생들이 농촌계몽을 위해 내려오지만 정상규나 하시모토같은 사람들은 절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는 정도규에게 안종화가 찾아와 서울로 올라가 노동자투쟁을 하자고 제안하지만 정도규는 러시아와는 다른 방법의 투쟁을 해야한다며 조선에서는 농민의 계몽이 더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안종화는 정도규의 말에 수긍한다.

48. 고난
손판석의 아들 손일남은 어머니의 바램으로 기술자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그리하여 서울로 올라와 양복점에서 일을하지만 일?접을 하지 않는다. 월급도 한 푼 받지 못하면서 일을 하던 어느 날 신문을 이용해 재단하는 법, 가위질 하는 법을 연습하던 중 술마시고 다시 가게로 돌아온 재단사, 재봉틀사에게 들켜 실컷 얻어맞다가 그 둘을 살해하고 만다. 손판석은 경찰서에서 아들이 살인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조정래, 아리랑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