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흐름이 생겨난 것이 진리라 믿었던 과학에 대한 배신감이었다고 간단히 말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이 말은 참 귀에 쏙 들어온다. 절대주의의 시대를 깨뜨렸지만, 자신이 다시 절대왕좌의 자리에 올라간 과학. 그리고 그 과학을 믿었던 인간들에게 무참히 배신과 배반의 비참함을 선사한 두번의 세계대전. 카뮈는 이 상황을 몸으로 겪으며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방인>을 읽는 내내 주인공과 카뮈를 그려보았다. 담배를 물고 있는 상징적인 카뮈의 모습을 표지에서 마주할 때마다 언뜻언뜻 메마른 흙을 손에 쥐고 있는데 그것이 부서져서 손 밖으로 흩어지는 느낌이다. <이방인>은 그렇게 우리 세계에서 흩어진다. 죄진자의 죄를 단죄하는 것인지, 죄진자의 평소 생활모습이 그를 단죄할 근거가 되는 것인지. 1부와 2부로 나누어 인간을 단죄하는 제도에 대한, 인간의 삶에 대한 건조한 해석은 이 책을 다 읽어버린 지금도 내 마음에 남아 어지러운 세상을 바라보는 메마름이 되어 가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과연 누구를 신뢰하고 어떤 모습의 삶을 살 것인가. 과연 믿고 의지할 만한 것이 있는가? 나는 이 세상에 잘못 내려온 것이 아닐까. 학교라는 시스템은 어떻게 유지되고 개선될 것인가.. 등을 고민하다보면 과연 나는 이 세계의 <이방인>으로 살아갈 용기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 삶은 과연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게될까.

카뮈, 이방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