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스트레스>

 

오래전부터 탁석산님의 글을 읽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매번 읽고 싶은 책이 있고, 그것을 읽기에 벅찼으니 굳이 찾아 읽지 않는다면 읽어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전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신간으로 들어온 <행복 스트레스>라는 책을 집어들었다. 작가는 보지도 않은채 제목이 마음에 들어 책을 빌려왔고 읽게된 작가의 이름이 탁석산님이었다.

 

방금전에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주제로한 CF를 봤다. 행복한 사람 옆에 있으면 모두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다. 우리는 과연 행복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행복전도사들의 이야기, 우리사회의 행복에 대한 관념을 생각해볼 때 행복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것이다. 개인의 마음먹기 - 이게 내가 좋아하는 격언인 일체유심조인데... -,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등등이 우리가 학습하고 사회화된 행복관념이다. 그런데 그런 행복이 '나'혼자 노력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행복은 철저하게 사회화 된 것이라고 말한다. 학습되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며 자란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학습된 행복은 사회의 책임이 아닌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있다. 사회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공리주의, 민주주의, 시장경제가 내어놓은 행복은 만인의 만인을 위한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고도로 정밀해져가는 산업사회 정보화사회에서 사회는 기능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 공리주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뒤에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그리고 질적 공리주의를 주장하며 '다수'와 '양화'를 통해 행복을 저울질한다. 즉 다수가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며, 수량으로 측정 가능할 때 행복이라는 것이다. - 이 대목에서 많이 놀라긴 했다. -

 

과거 계몽주의의 시대를 지나며 생겨난 행복이라는 개념은 공리주의의 쾌락이라는 의미를 듬뿍 담고 있다. 그리고 쾌락을 추구하는데는 사회보다는 개인의 역할을 더 강조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행복은 관계속에서 성립된다. 물론 '개인'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의 공적인 부, 공공부문의 역할도 만만치 않도록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공중도덕과 예의 개념이 나오는데, 공중도덕과 예는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필요하다.

 

저자는 행복의 개념도 바꾸자고 제안한다.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아 가족구성원 안에서조차 '개인화'되어가는 삶을 살 것이아니라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사회의 공공의 부를 늘려가자는 것이다. 여기까지 볼 때 탁석산님은 복지의 기능을 중시하는 사회의 역할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인다.

행복스트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