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비고츠키 : 21세기 교육혁신의 뿌리>

 

제목을 다시 보니,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보다 느낌이 강하게 온다.

20세기 세계의 공교육은 피아제 교육을 실천했다고 본다면, 20세기 후반부터 비고츠키에 대한 고찰과 비판적 해석, 그의 의견에 대한 과학적 실천이 조금씩 그리고 거세게 연구됐다. 그의 이야기는 어쩌면 동시대인들은 알아들을 수 없었던 '허공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너무 큰 선지자의 이야기는 당대의 지식인들도 알아들을 수 없으니.

당시의 흐름이 다윈을 비롯한 과학의 절대시대였고, 파블로프 등의 행동수정주의가 대세를 이루던 때라 비고츠키의 이야기는 그저 심리학이나 아동학적 이야기로 돌려졌을 것이다. 교육계의 일반적 흐름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당시의 분위기가 비고츠키를 연구할 수 있게 만들었는지도 모르지만(당시 소비에트 분위기는 '숙청'이었으므로) 비고츠키는 인간의 진보와 생각의 분화를 고민했던 것이다. 물론 그의 생각은 어떤 것이었는지, 정확히 어떤 의미로, 어떤 의도로 이야기하였는지는 모른다. 글말의 한계라고 생각되지만, 그의 말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기에 오늘날 그의 글말을 다양하게 해석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언어가 비록 그의 의도대로 해석되지 않는다해도,

오늘날 많은 연구자들이 그에 대해 도전하고, 해석하는 과정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흐름이라 생각된다.

비고츠키를 곡해할 이유는 없으니, 그에 대한 해석은 책장을 덮고 다시 바라본 '21세기 교육혁신의 뿌리'다.

 

그동안 여러 비고츠키 책이 어려웠던 분들이라면(도구와 기호, 생각과 말, 마인드인 소사이어티와 같은 책)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비고츠키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레프비고츠키, 솔빛길, 배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