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2>

 

 칼은 늘 이순신의 방에 걸려 있었다. 정유재란 이전, 임진년 전쟁 때 적의 총포에 맞은 어깨가 늘 결리고, 허리가 아프지만, 이순신은 칼로 적을 제압하고 군사를 지휘했다. 그에게 칼은 왜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였을까.

백의종군을 강요당하면서 이순신은 어떤 마음으로 다시 내려왔을까. 여기서 죽음을 당하는 것은 국가의 멸망을 의미하고, 자신이 다시 전장에 나가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강요당하는 것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을까

전지적작가 시점에서 이순신을 이해하고 써내려간 김훈작가는 그의 마음에 이미 모든 상황을 심어주었다. 이순신은 선조도 될 수 있었으며 히데요시도 될 수 있었다. 그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읽었고, 자신의 마음으로 그것을 이해했다. 이순신은 모든 상황을 알고 있었다. 명나라 군대가 왜 움직이지 않고 있는지, 명의 군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왜 그것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지.

하지만 이순신이 모르는 것도 한가지 있었다. 그것은 전쟁의 상황에 대한 정보다. 자신의 정보력은 단지 해군의 정보력이고, 자신의 군량은 국가에서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재량으로 모았다. 국가간의 전쟁에 조선이라는 국가는 없었고 이순신이라는 장군만 있었다.

국가가 개인에가 강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국가가 통제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국가는 왜 개인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통제하는가. 지금이 절대주의의 시대인가.

시대에 대한 통찰은 어디로 사라졌으며 무엇인 시대를 이끌어가는 힘인가.

 

도대체가 알수가 없는 이 시대에,

이순신의 삶은 이시대와 너무도 닮아 있어 참 슬펐다.

칼의노래, 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