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뿐만 아니라 많은 일본 작가들의 책에는 뭐라 딱히 말할수는 없지만 공통점이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말한 이유는 그 작가들이 작품을 쓰는 영역이 워낙 다양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성녀의 구제>를 읽으며 아내와 나눈 이야기 한토막. 
아내는 하루키의 <1Q84>를 읽고 있었다.
"일본 작가들은 정말 별거 아닌 소재를 가지고 엄청나게 큰 일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
 다 읽고 돌아보면 그것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고 말이지.
 결국 시작과 끝은 하나인데 그 속은 엄청나게 복잡하다는 이야기지."
아내도 나도 모두 동의하고 말아버린 말이다.

이번 작품 <성녀의 구제>도 이런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히가시노의 과학적 지식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다시한 번 느낄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그런 지식을 결코 자랑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풀어내는 ’유가와’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것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두 남녀가 부딪히는 이야기다.
결국 내용은 꼬이고 꼬여 아내가 남편을 죽인 이유가 단지 ’출산’때문만이 아님이 밝혀지지만. 
남편을 죽이지 않기 위해 1년간 충실한 아내 역할을 하다니.
다른 범죄자들은 원한에 사무친 사람을 죽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어떤 발상의 전환이 이 작가, 히가시노에게는 간단한 일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