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참 재미있게 다가온 <똥싼 할머니> 
아이들과 독서릴레이 책 제목을 이야기하면서 이 책 제목을 이야기했더니 한참들 웃었다. "똥싼"이라는 표현이 아이들에게는 웃음거리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가 집에 없다는 이야기도 되겠고. 그러니 똥싼 할머니는 아이들을 미소짓게 하는 충분한 요소가 있다고 하겠다.

어제까지 읽은 책은 <내 친구에게 생긴 일>로 아동학대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오늘 읽은 책은 <똥싼 할머니>로 일종의 노인학대에 대한 이야기다.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기에 제목에 "노인 학대"라는 이름을 넣었을 뿐, 노인학대와는 별반 관련이 없다. 고려시대 고려장에 대한 내용인 것 같기도 하다. 

읽는 내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는 듯한 새샘이의 부모님 행동에 마음속으로 참 많은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할머니로 인해 생긴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해주기를 또한 기대했고. 치매에 걸린 노인이 한 명 나오면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만다는 이야기를 얼핏 듣기도 했다. 요양병원에 보내면 보내는대로 경제적으로 파탄이 난다. 집에 모시고 있으면 가족들간의 갈등으로 인해 집안이 휘청댄다. 새샘이의 부모님 역시 행복했던 부부관계가 흔들리고 서로 말없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다. 결국 할머니는 가정의 평화를 위해 요양시설에 맡겨지게 된다. 할머니가 사랑했던 가족들이기에, 마음으로 사랑을 충분히 주었기에 가족들은 결국 할머니를 끌어안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로 인해 새샘이의 부모님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아이들도 노인의 치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소지으며 책의 첫장을 넘기게 만들어주는 이 책은 더없이 좋은 샘플이 될 수 있겠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 놓은 줄거리의 얼개도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손에 잡는다면 어린이들도 두세시간이면 충분히 완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치매가 가족의 평화를 깰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해주고, 치매 노인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좋은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현실은 참 어렵다. (치매와 비슷한) 3세로 퇴행해버린, 그리고 정신연령이 거기서 멈춰버린 장인어른을 모시고 살아가는 나의 현실도 그다지 녹녹치는 않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은 없다. 장모님이 무엇이든 다 챙기시지만, 한 집에 살면서 그런 노인을 바라보는 것도 쉽지많은 않다. 현실은 그만큼 인간을 지치게 한다. 장인어른의 경우는 많이 양호한 편이다. 정말로 "똥을 싸고" "똥칠하는" 노인이 집에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렇기에 이 책에서 마지막에 대안을 제시한 것도 참 동화답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는 가족을 해체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은 사회적 시설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시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시설이 있다면 충분히 이용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직장 생활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치매노인을 돌봐주는 사회적 시설이 있다면, 건강한 가족의 모습을 다시금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전제로 깔아두어야 할 것은 "건강한 가족"이 내포하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