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1. 숨은 그림 찾기
일본은 경제호황과 함께 해외 여행 붐이 일었다. 그 중 가장 좋은 곳이라고 소문난 곳이 바로 자신들이 지배했던 한국이었다. 일명 기생관광. 달러벌어들인다고 정부에서도 적극 장려했다는 효자 관광상품이었다. 요즘은 우리나라 사장님네들이 동남아로 이름모를 관광을 다니시지만 말이다. 당시 기생노릇을 하고 있던 여인들의 꿈은 일본인의 한국 현지처가 되어 한몫잡는 것이었다.
한편 유일민은 조총련계 사람으로부터 아버지의 편지를 가지고 왔다는 전화를 받는다. 하루동안 고민하고 고민했지만, 그는 아버지의 편지를 받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그 사람을 신고하지는 않았다. 그게 화근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중정으로 끌려가 모진 고문에 시달렸던 것이다.
tv에서는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가 있었다.

2. 우리들의 태양
  박정희 대통령은 사채를 끌어쓰는 기업 사장들의 청에 못이겨 사채동결 발표를 한다. 모든 사채를 오늘부로 3년거치 5년 분할상환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이 사채동결 조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초법적 조치였으며, 이 조치를 통해 돈있는 사채업자들이 돈줄이 막힌 것이 아니라 돈없는 서민들이 괴로움을 당했다. 그 대표적인 피해자가 천두만이었다. 큰딸이 고생고생해서 하청공장을 차리게 되면 자신의 고생이 끝나리라고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서 조금씩 모아놓은 돈을 회사에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오던 중에 이런 조처가 발표되니 자신들의 꿈은 적어도 8년은 물건너 갔기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큰딸 말분이는 줄어든 이자때문에 곗돈을 못넣을 처지가 되어 야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뺑소니차에 치여 죽고 만다.

3. 받을 수 없는 고마움
  상상임신으로 안경자를 찾은 강숙자는 임신이 아니라는 말에 한숨 돌린다. 정관수술이 산아제한으로 유행하긴 했지만, 남자에게 선뜻 그 수술을 하라고 여자가 먼저 권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당당한 여자 강숙자도 그런 이야기는 먼저 할 수 없었기에 혼자 속만끓이고 있었다. 한편 안경자는 남편을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학비를 모두 대주었다. 하지만 몇달전부터 남편으로부터 편지가 오지 않아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은 바람이 난 것이다. 그것도 머나먼 나라 미국에서.
강숙자는 유일표에가 자신의 동생을 소개시켜 주었다. 그러나 연좌제때문에 언제어떻게될지 모르는 자신의 처지도 처지고, 형때문에라도 먼저 결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자신을 끝까지 챙겨주는 유일한 타인인 강숙자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4. 태평양 저 너머
임채옥의 부모는 미국으로 이민가기로 결정한다. 이민을 가는 건 좋은데, 사업을 정리하면서 동업자인 정동진을 끝이없는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떠나버린다. 어음을 남발해 정동진이 동남아 출장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이 모래성이 되어있었다. 정동진은 하루아침에 거지가 되어버리고 만다. 임채옥의 부모는 한국에 남아있겠다는 임채옥에게 거금을 떼주고 떠난다. 그 돈은 결국 정동진의 돈이었다. 이즘에는 돈있는 사람들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었다.

5. 어둠 저 편의 빛
김전도사는 청개천 판자촌에 교회를 세웠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살았다. 부인과 아들은 가난에 고생하다 못해 대구에 있는 처가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아내는 대구로 가면서 가족과 교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최후통고를 남기고 떠나버렸다.
어느 날, 훈이 엄마가 자궁에 큰 혹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도와주기위해 큰 병원이라는 곳은 모두 돌아다녔지만 그녀는 결국 그의 등에서 죽고만다. 아이 셋을 남기고. 그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하느님에게 큰 소리로 욕을 했다. 가슴이 답답해 욕을 해댔다. 그러다가 그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는다.

6. 어머니의 갈망
유일표는 재건대를 나오는 아이들의 취직을 부탁하기 위해 허진을 찾는다. 허진은 공고에 진학시켜 공부를 시키라고 충고를 하고는 그들의 취직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한다. 최주한의 결혼식에 참석해서도 섞이지 못하고 맴도는 자신의 처지를 속으로 한탄했다. 이상재는 그에게 허미경의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며 화를 냈다. 사실 그도 그녀가 혼자됐다는 소식만 알고 있지 그녀의 주소는 알지 못했다.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어머니는 이산가족이 재회하기를 끝없이 갈망하고 있었다.

7. 어리석은 도박
김선진은 형 김선오의 호출에 당황하며 약속장소로 나갔다. 김선오는 조기방학 했다고 어리석은 데모 하지말고 시골에 내려가서 열심히 공부에만 전념할 것을 명령했다. 10월 유신 이후 대학생들은 매일 데모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김선오는 동생 선태가 사법고시에 또 떨어진 이야기를 듣고 무척 화를 냈다. 김선태는 형처럼 되고 싶어 법대를 지원해 사법고시를 치고는 있지만 형처럼 되기 어려운 현실에 고개를 떨군다. 그리고 무언가 새로운 결심을 한 듯하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김선진은 고향에 내려가 친구들을 만나는데, 여학생들도 10월 유신의 반대데모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도 데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리라 다짐한다. 그해 11월에 실시된 유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는 90.1퍼센트의 투표율에 91.5퍼센트의 찬성율을 보이며 통과되었다.

8. 돈은 돌고 돌아
정동진은 자신의 회사가 부도난 것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아내는 몸저 누워버렸다. 남재구를 찾아갔지만 자신을 외면했다. 마지막으로 한인곤을 찾아갔지만 한인곤은 야당의원 구속때 같이 잡혀들어갔다. 폭?이 남기고?하고 있었다. 유일민은 지난번과 같은 상황이 또 왔을 때 자금의 출처를 댈 곳이 없다면서 거부했지만, 임채옥은 자신이 빌려준 것이라고 말하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유일민과 임채옥은 새로운 사업거리를 찾는다.
정동진은 임채옥의 집을 찾아내고 아버지 임상천의 미국 주소를 받아간다. 복수를 꿈꾸는 정동진이었지만 재기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9. 거미줄의 유혹
배상집은 이근후에게 함께 동베를린에 가자는 제의를 받는다. 이근후는 풍족한 집에서 유학온 학생인데 왜 공산주의 운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과거 동백림사건때 유학생들이 잡혀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자신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행동은 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탄광에서 타국인의 물건을 훔친 사람이 발각되자 탄광노동자들은 그 사람에게 투신자살을 강요했다. 나라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이유때문이었다. 당시 서독에서 쫒겨나면 갈 곳이 없는 그들이었기에 절박한 상황에서 그렇게 무리한 요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배상집은 그들을 설득하여 겨우 그 사태를 정리했다.

10. 그 슬픈 넋
정남희는 몸이 안좋을때마다 아스피린을 먹었다. 처음에는 두알정도면 견딜만 하더니 이제는 네알을 먹어도 견딜 수 없이 몸이 떨렸다. 그녀는 5알을 먹고 겨우 야근을 하기 위해 출근했다. 김광자의 충고를 듣고 야근을 부탁했다면 죽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하루 네시간이상 자지 못하고 과로를 계속하다 보니 그것이 쌓여 이런 변을 당했던 것이다. 당시 서독 간호사들 대부분이 그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김광자도 허리에 통증을 계속 느끼고 있었다.

11. 우정도 정치
한인곤은 중정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했다. 일제 형사들이 이시대까지도 형사노릇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문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더군다나 더 높은 계급으로 승진해 있었다!) 남재구는 우정을 빙자해 한인곤에게 이번 국회의원 선거때 무소속으로 지역구에 출마할 것을 약속하라고 했다. 한인곤은 더 이상 버텨낼 자신이 없었던것 같다.

12. 현실을 작게 보라
원병균의 선배 신준호가 유정회 국회의원에 뽑혀 국회로 나갈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세상에, 국회의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다니. 3권분립의 기본틀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대통령이었던가. 그렇게 권력이 좋은 것인가. 원병균의 처남 박준서도 같은 길을 가려하고 있었다. 정의감이 강한 원병균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13. 세상살이라는 것
강숙자와 홍석주는 강의원을 찾아가 이번 지방발령을 막아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강의원도 예전의 강의원이 아니라 막아줄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한다. 김선오는 노화자와 결혼하여 떵떵거리고 잘 사는데 이번에는 본적도 서울로 옮겼다는 소문이다. 본적을 옮겨야 전라도 출신인 자신의 출신성분이 드러나지 않기때문이리라. 김선오는 최혜경에게 뇌물을 써 이번 인사발령에도 서울에 남을 수 있게되었다.
한편 김선오 동생 김선태는 형수를 찾아가 돈을 받아낸 뒤 고향의 어머니를 찾았다. 그날 밤 항구에서 그는 아버지를 만나고 있었다.

14. 길을 바꾼 불기둥
이상재는 포항제철 완공을 기념하는 특집기사를 쓰라는 지시를 받고 포항제철로 내려간다. 조정래씨는 박태준에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가? 이 부분에서 박태준에대한 글을 읽어보면 정말 완벽한 사람이라고 써놓고 있다. 물론 그러했으리라. 나중에 박태준이 권력의 핵심에서 밀려나는 것을 보면. 그만큼 박정희도 미쳐가고 있었으리라. 아무튼 포항제철 건설은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는 산업혁명이었다.

15. 아부지럴 원망 말그라
유일민의 어머니는 고혈압으로 무척 고생했다. 일명 ’명랑’을 먹으며 버텼는데, 그것이 어른의 건강에 그다지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게 문제였다. 신경 많이 쓰면 안되고, 힘든 일을 해서도 안된다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여동생 선희를 집으로 들이고, 일민의 회사에는 새로운 여사원을 뽑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또 쓰러지셨다. 라디오를 듣다가 남북대화, 이산가족 상봉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만 충격으로 쓰러진 것이다. 유일민의 어머니는 ’아버지를 원망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후기>
하루에 두 권가까이 읽어버렸다. 점점 책을 읽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지하철에서 읽는 책의 분량이 점점 늘어나는 걸 좋아라 해야할지.... 눈이 시큰거린다.
새벽 5시 30분이면 기상이라 한정없이 졸린데도, 책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그만큼 내용에대해 기대하고 있고, 깊이 빠져있다고 해야할까. (사실 연수중에도 책을 읽고 싶은 유혹에 빠져있다. 그 유혹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10권이 끝나면 박정희 시대가 끝날까. 어디까지 <한강>이 품고 흐르고 있을까.

한강, 조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