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람들은 인종에 대한 편견이 강하고, 게르만족에대한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고 들었다. 김광자가 간호원 생활을 하는 곳에서도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동양인에게 주사를 맞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김광자는 그런 인종편견에 대해 처음에는 당황해 했지만 그들의 문화라는 것을 이해하고는 아예 의사한테 맡겨버렸다. 정남희는 다섯 동생들을 공부시키려고 아르바이트에 열심이었고, 이곳 독일에서도 유학생들의 결혼약속에 속아 돈버리고 몸버리는 간호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편 김광자는 이곳에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다.

40.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전태일은 매일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지만 자신이 가야 할 길은 청개천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깨닫는다. 전태일은 tv 프로그램 제작자에게도 호소해보고, 공무원들에게도 호소해보았지만 여전히 돌아오는 메아리는 공허했다. 그러다 결국 분신자살을 한다. 그가 남긴 세마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41. 구원의 길
  천두만이 하고 있는 가발 일은 점점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동안 파마를 하지 않은 시골 처녀가 없을정도로 머리카락을 잘라댔으니 남아나는 머리가 없을 지경이었다. 더군다나 미국 사람들도 한동안 가발을 써댔으니 이제는 시들해질만도 했다. 한편 나복남은 사장에게 복수하기 위해 천두만을 따라다니면서 돈을 조금씩 모아 사장을 제거할 때 필요한 물품을 사둔다. 그러다 동생 윤자를 통해 전태일에 대해 듣게되고, 스스로가 부끄럽게 생각되어 복수심보다는 ’근로기준법’이라는 것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하여 그 책을 읽기 시작한다.

42. 열대에 뿌린 죄
  문태복은 이번에도 월급을 모조리 날린다. 다군다니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에게 빚까지 덤으로 지게된다. 미국은 월남에서 철수하려는 기미가 농후해지고 있는 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황동일은 귀국을 해 버린다. 알고보니 그와 동거했던 랑이라는 아가씨가 임신을 했기 때문이었다. 라이따이한. 군인뿐만이 아니라 주재원, 사업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다 생긴 아이들. 그들의 인생은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43. 10년 세월
  김명숙은 이제 가발공장에서도 나이가 많은 언니축에 속했다. 젊은 여공들이 힘든 일을 피하여 술집으로 가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들의 삶을 바른 길로 인도해주지 못한다. 그만큼 공순이의 생활은 힘들었고, 그들은 막을 어떤 명분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 김명숙은 야학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전태일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다. 술집으로 가기로 결정한 아가씨들은 박보금이 운영하는 요정에 취직하게 된다.
  김명숙은 고향의 어머니에게로 돌아간다. 

44. 서로 다른 길
  허진은 이류대학을 나왔지만 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녔다. 그런 사실을 일류회사 면접때 사실대로 밝히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며 합격을 자신한다. 재건대는 유일표가 맡아서 너무도 잘해주고 있었기에 그는 부자가 되어 잘 살아보겠다는 목표를 정한다. 한편 유일표는 연좌제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재건대에 주저앉게 된다. 그는 연좌제 때문에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한편 허진의 입사 축하모임에서는 포항제철 건설 이야기가 화제로 떠올랐다. 

45. 이히 리베 디히
  박갑동은 김치 담그는 솜씨가 뛰어났다. 정수남은 그런 박갑동과 함께 자취를 하며 김치를 얻어먹으며 살고 있었고, 배상집은 박사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계속 친하게 지냈다. 박갑동은 간호사 아가씨와 연애를 하기 위해 김치를 담가 주는 작전을 썼다. 아가씨들은 혼인빙자때문에 박갑동을 계속 경계했지만, 어느 날 그 의혹을 모두 풀리게된다. 그리고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된다. 

46. 그 밑뿌리 
  강남 개발 사업이 시작되었다. 개발 전부터 이미 개발계획이 알려져 땅갑은 평당 500원짜리가 5만원이 되어있는 형편이었다. 한정임과 최혜경도 이전에 사놓은 땅이 얼마나 올랐는지 파악하고, 새계획지인 잠실쪽으로 옮기기 위해 또다른 작전을 시작한다. 최혜경은 결코 전면으로 나서지 않고 모든 것을 주관했다. 
  허미경은 아들을 강제로 데리고 가려는 박부길의 흉계에 맞서 최대한 위자료를 많이 얻어내기 위해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울고 있었다. 아들을 빼앗겨야하는 어미의 마음은 어떨까. 눈물이 앞을 가린다.

47. 정치라는 탁류
  3선개헌에 성공한 뒤 대통령선거가 다가왔다. 이번 후보는 경상도 vs 전라도의 구도가 확실히 굳혀진 선거라 할 수 있다. 박정희 vs 김대중. 한인곤은 중정에 잡혀갔다. 그리고는 자신의 난잡한 생활을 담은 사진을 보고 놀라까무러칠뻔 했다. 결국 대통령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박정희의 전략이었다. 전라도에서는 박정희의 표가 조금이라도 더 나오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워낙 박정희가 전라도에서는 민심을 잃었다.) 강의원도 지역구에 tv 다섯대를 기증했다. 이런 여러 노력들 덕분에 박정희는 제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지역주의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 울린 셈이었다. 

48. 아름다운 폭력
  천두만은 나복남이 책에 푹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돈벌로 가자고 채근하지 못한다. 책을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든 좋게 해석되었기 때문에 적잖게 안심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천두만은 서동철을 떠올리? 서민의다. 아무튼 나복남은 서동철의 도움으로 구멍가게 차릴만큼의 돈을 사장에게 받게된다.(백만원)

49. 고단해라, 인생길
  이규백은 동생들과 매제의 등쌀에 고민이 많다. 아내와는 이미 차가와질 대로 차가와진 상태라 가족을 위해 마음을 쓸 여유가 없었다. 한편 처남 안민구가 마약을 하다 걸리는 바람에 이 사건을 빌미로 이규백은 처가에 고개를 좀 높이 쳐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김선태는 사법고시 패스를 목표로 계속 공부하고 있지만 치는 족족 떨어졌다. 형의 뒤를 쫒아 자신도 법관이 되고 싶다는 환상이 김선태를 법대에 지망하도록 만들었고, 김선오는 계속 떨어질 사법고시, 이제 고만 시험보고 정신차리라고 충고한다. 

50. 천국이 만든 지옥
  박정희는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민소득이 80--> 250달러로 뛰었으니 재임 중에 500달러까지 달성하겠다고 서약한다. 하지만 박정희대통령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대학생들의 데모, 사그라져가는 월남특수가 그것이었다. 또 사법파동이 일어났는데, 이는 사법부와 행정부간의 힘겨루기였고, 결국 행정부가 승리했다. 이후 사법부는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고 만다. 
  서울에서 도시미관을 해친다고 이주시킨 이주민들. 성남과 하남으로 강제로 이주되면서 서울시장은 공장300개, 교통편 확충 등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그들이 난동을 부렸다. 이 일을 광주대단지 사건이라 부른다. 이상재는 성남의 현실을 특집이라 생각하고 기획기사를 썼지만 신문에는 한줄도 보도되지 않았다. 슬픈 우리의 현실이었다.

51. 지식인, 그대들!
  4.19혁명세대, 그리고 지식인들. 그들은 모두 변절자가 되었다. 박준서가 그랬다. 아버지가 손진권의 대진이 끌어모으는 사채시장 돈에 관심을 갖고 그 이유를 알아오라 했지만 결국 정보를 캐내는데 실패한다. (나중에 읽은 거지만, 손진권 사장은 청와대와 깊은 줄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준서는 철저한 사업가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었다.

52. 어린 양들을 위하여
  이용진 대장과 유일표는 재건대(넝마주이 기숙사같은 곳)하면서 아이들을 교육해 공장에 취직시키는데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해근이라는 아이가 돈을 조금 더 벌기위해 마약을 운반하다 적발된다. 물론 아이는 그 물건이 무엇인지 몰랐고, 심부름만 했을 뿐인데 경찰에서는 해근이를 빼내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유일표는 강숙자에게 부탁해 홍석주 검사의 빽을 이용하여 겨우 해근이를 빼올 수 있었다. 하지만 해근이는 재건대에서 쫒거나야 했다.

53. 기름밥 친구
  김명숙은 괴롭게 복녀가 떠올랐다. 복녀의 어머니에게도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언니가 보내주는 돈으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하고 영어공부에 매진한다. 큰오빠 김선오는 자신과 언니에게 시집이나 빨리 가라고 했지만, 언니건 자신이건 이대로 꿈을 접을 수 없었다. 
  김명숙은 열심히 학원생활 하던 야외 관찰실습 중 박보금을 만난다. 박보금에게는 서슴없이 자신이 앙드레김 샵에 갈것이라는 둥, 자신의 오빠가 현직 검사라는 둥 과장되게 이야기를 했다. 

54. 사람답게 살아보자
  서동철은 10년만에 감방에서 출소한 멧돼지 형님을 물리치고 명실상부한 ’부장’의 자리에 올랐다. 등에 멧돼지가 꽂은 칼에 맞았지만 다행인것은 유일민이 만들어준 비단 방탄조끼 덕분에 폐가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55. 수상하잖아?
  최주한은 새로생긴 향토예비군법에 따라 자기 돈으로 군복을 사서 예비군훈련을 받으러 갔다. 군복무기간이 6개월 연장됨에 따라 제대가 9월에서 다음 해 3월로 연기됐다. 그래서 취직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예비군 훈련은 그에게 달갑지 않은 행사였다. 그곳에서 군대 동기 한유상을 만났다. 한유상은 미국에 환장해서 미국말만하다가 미국사람에게 선발되어 미국으로 건너간 박병장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미8군에 드나든다는 사실을 최주한에게 알리며 뭔가 수상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뭐가 수상할까?

<후기>
박정희의 종신냄새사 폴폴 풍기는 가운데 3선개헌과 대통령 선거를 막 끝냈다. 서민의 생활을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성장에따른 공정한 분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에 언제쯤 공정한 분배의 개념이 도입이 될지. 결국 재수없어서 병걸리면 죽게되는 그런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예나 지금이나 우리사회 서민의 모습인 듯하다. 

  계속 지하철로 달리고 있다.

 

 

 

 

한강, 조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