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1. 욕망의 열차

김선오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안경자 아버지로부터 결혼제의를 받는다. 탐스러운 사과를 두 손에 쥐게 된 것인데, 결국 박영자를 버리고 안경자를 선택한다. 그러나 그 선택은 김선오를 더욱 더 깊은 나락으로 빠뜨린다. 강숙자가 그 사실을 알고 안경자에게 김선오와 박영자의 연애사실을 크게 부풀려서 알렸기 때문이다.

2. 또 하나의 장벽
임채옥과 유일민의 열애는 결국 아버지에게 들통나고 만다. 늦은시간에 귀가한 임채옥은 가위를 들고 달려오는 아버지를 피해 계단으로 도망가다 계단에서 굴러 넘어진다. 외출을 하지 못하도록 머리를 잘린 것도 문제라면 문제지만, 임채옥은 유일민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유산에 대해서 임채옥의 부모는 잘됐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명존중의 의미보다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사회였으니.

3. 경영수업
박부길 사장은 막내아들 박준서를 데리고 다니며 경영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준다. 박준서는 대학생일때 느끼지 못했던 아버지에 대해 이것저것 이해하게 되면서 아버지가 또 하나의 큰 산으로 느껴졌다. 남재구에 대해 알아오라는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박준서는 5일만에 보고서를 작성해 올리고 아버지에게 크게 칭찬받는다.

4. 먼지 지옥
여공(일명 공순이)들의 청개천 시대가 드디어 개막됐다. 신축건물이 들어오면서 그곳으로 공장을 옮긴 나윤자는 이제는 점심을 쌓오게 되어 다행이라 여겼지만, 한편으로는 이미순의 폐병때문에 더 걱정이었다. 공장에 쌓인 먼지때문에 생긴 폐병으로 이미순은 쫒겨났고, 재단사 보조까지 직급이 오른(직급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월급은 형편없었다.) 나윤자는 강금녀와 시다와 함께 공장을 옮겼다. 강금녀가 미싱사니까, 아무리 하찮은 여공이라고 하더라도 미싱사ㆍ보조ㆍ시다가 함께 그만두게 되면 그만큼 일이 엉망이 되기 때문에 통쾌했다.

5. 밤에 핀 수선화
서동철은 당수 5단의 승단증을 받아 나오다가 영화배우 남미미가 빚을 갚으라는 이야기에 어리둥절 하면서 그녀와 커피숍으로 향한다. 남미미는 5.16이후 감옥에서 썩게될 서동철을 국토재건단으로 빼내기 위해 작업을 하던 중 윤사장이 동원했던 사람이었다. 서동철을 자신을 도운 남미미를 흔쾌히 도와주겠다고 승낙했다. 남미미가 내세운 부탁은 자신을 윤사장이 제작하는 영화의 조연으로 발탁해달라는 것이었다.
한편 허진은 이번 한일협정(한일기본조약, 1965년) 반대시위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독립운동가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할아버지 때문이라도 열성으로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박정희 정부는 3억달러 위로금 + 3억달러 차관에 한일기본조약에 사인을 해버렸다.

6. 운명이고, 뻘밭이고
한무규 사장은 갑자기 나온 세무조사에 적잖히 당황하며 아들에게는 알리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서서히 옥죄오는 손길에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연락했다. 아들이 이번 한일협정 반대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야당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정치적 보복을 아버지인 한무규 사장에게 취하는 것이다. 한인곤은 어차피 한일기본조약은 체결된 것이고, 아버지를 살려야했기에 이제는 뒤로 빠지기로 생각하고는 남재구에게 연락을 취했다.

7. 그리고 또 장벽
유일민은 독일에 광부로 가기로 결정한다. 3년간 독일에 다녀오면 임채옥과도 확실히 정리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남 화순에 있는 탄광에 선배 배상집과 함께 경력증명을 떼러 떠난다. 1년 광부활동 경력증명을 떼는데도 당시로서는 큰돈인 5만원이 필요했다. 독일만 가면 한달안에 갚을 수 있는 돈이기에 유일민은 높은 이자의 돈을 빌려서 마련했다. 나중에 광부 신청하는데도 3만원이 더 들어 결국 유일민은 10만원 가까운 돈을 빚지고 말았다. 그러나 이렇게 광부로 보내는데서도 신원조사의 연좌제에 걸리고 말았다. 배상집은 결국 혼자 독일로 떠났다.

8. 똥 퍼 아저씨
유일민은 갑자기 군대에 가기로 결정했다. 형이 빚을 지고 광부로 가는데도 연좌제의 장벽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더이상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된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밤새 술을 먹고 아침에 서동철을 찾아 해장국을 얻어먹으러 갔다. 그곳에서 똥 푸는 아저씨 천두만과 마주치게 되는데, 서동철은 동향 사람인 천두만이 똥푸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는지 조만간 자기 사무실에 찾아오라고 한다. (내용으로 봐서는 천두만은 서동철을 찾아가지 않은 듯하다)

9. 허깨비의 춤
이규백은 홍석주와 강숙자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강의원만 생각하고 축의금 봉투를 하나만 준비했지만, 텅 빈 홍석주의 신랑석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돈을 갈러서 봉투를 두개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자리에서 김선오도 만났다. 김선오는 강의원이라는 빽을 놓칠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결혼식에 참석했지만, 박영자와 안경자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결혼식장을 빠져나갔다.
김선오는 이규백에게 혼처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규백은 재산에 팔려가는 결혼은 비참하다는 것을 알기에 김선오에게 돈 많은 집의 혼처를 구해 줄 생각이 없었다.

10. 처녀 딱지
박보금와 김명숙, 나복녀는 맥주홀에서 일하자는 제의를 받는다. 얼굴이 예쁘고 활달한 박보금은 그 말에 선뜻 가기로 결정하지만, 김명숙과 나복녀는 술집으로까지 가게 되는 자신의 신세때문에 한참 고민한다. 가발공장이 요즘 대세라는 말도 함께 전해 듣고는 차장 일을 그만두고 가발공장으로 갈지, 맥주홀이라는 곳으로 갈지 저울질해 본다. 결국 몸이 약해진 나복녀는 맥주홀로 가기로 결정하고 김명숙은 가발공장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맥주홀로 가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결과를 가져왔기에 나복녀의 결정에 마음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11. 영원히 비밀로
군대에 간 유일표. 4개월동안 보직을 배정받으면 다른 부서로 옮겨지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이번에는 취사반에서 교회로 가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사상범도 아닌 단지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이유만으로 고통받는 이들. 연좌제는 마치 사슬과도 같이 그들을 옥죄고 있었다. 연좌제의 고통을 이야기하고 싶어 작가는 1권의 시작에 이들 형제를 등장시켰을까. 취사반에서 만난 고참 김구삼이 유일한 대화상대였고, 그를 이해하는 고참이었다.

12. 인간 담보
배상집은 독일에 도착하여 바로 통역에 지원했다. 독일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에 대사관에서 미리 배운 독일어 솜씨를 발휘해 보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곳에 미리 자리잡은 통역이 있었고, 그는 동료들과 배상집을 위협했다. 결국 배상집은 탄광 속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그 생활 8개월만에 통역의 자리는 배상집에게 돌아갔다.

13. 월남 바람
임채옥은 결혼을 시키려는 부모님 때문에 괴롭다는 말과 함께 유일민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제의한다. 그러나 유일민은 임채옥의 인생을 살라며 그녀를 설득시킨다.
월남전은 인생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는 천두만 같은 사람에게도 더없이 좋아보이는 기회를 주었다. 바로 기술자를 모집하는 것이었는데, 지게지는 것도 하나의 기술이니 도전해 보라는 문씨의이도 하지 못하고 운전기술자인 문씨만 뽑히고 나머지는 모두 또로록 떨어졌다.

14. 미국이라는 나라
최주한은 그 해에 처음 생긴 카투사에 지원해 부대를 배정받았다. 카츄사라고도 불리는 미군 통역병제는 1년을 단위로 한국군 생활과 미군 생활을 번갈아 하는 제도였는데, 어느샌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붙박이 카투사로 바뀌고 있었다. 일반 사병인 보급부 홍일병같은 말단 사병도 뒤로 빼먹을 것이 많은 미군부대였다. 결국 홍일병은 뒤로 빼돌리다 현장에서 잡혀 쫒겨나고 말지만, 그동안 챙긴 돈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당시 미군부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다지라고 생각할 만 했다.

15. 답답한 여자
안경자는 신지훈과 결혼하기로 한다. 4.19 혁명당시 의대생으로 안경자를 이끌었던 선배로 잠시 등장했던 신지훈. 그런 신지훈에게 안경자와의 결혼이라는 선물을 주기 위해 스치듯이 등장시켰던 걸까. 아무튼 안경자는 신지훈과의 연애에도 공부밖에 하지 않고, 조선적 사고방식을 가진 자신의 답답함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16. 꿈꾸는 날개
다시 시작된 국회의원 선거의 계절. 강기수는 독일 광부와 간호원 모집을 연장하겠다며 자신의 선거구에서 지원한 사람들은 모두 독일로 보내주겠다고 장담한다. 하지만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당시 사람들은 그런 생각도 해보지도 않고 강기수를 찍어주었다. 김선오의 여동생 김광자는 송동주의 끈질긴 구애에도 불구하고 유부남과 사귀고 아이까지 임신하고, 유산하여 자살기도까지 했었다. 그래서 남자라면 두번다시 쳐다보기 싫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갈 길은 독일에 간호사로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위자료로 받은 30만원으로 엄마를 설득하고, 남동생 선태가 공부하고 있는 서울에 올라가 간호학원에 등록한 뒤 1년코스의 간호자격증에 도전한다. 독일어 공부와 함께.

17. 분단 속의 젊은이들
김신조가 내려왔다. 박정희를 때려잡으러.
최주한은 하루만에 오키나와의 미군과 장비를 한국으로 옮긴 미군의 신속함에 놀라고 있었다. 또 그들의 속을 뒤집어 놓은 것은 복무기간 6개월 연장이었다. 이제 제대날짜가 앞에 보였는데 복무기간 연장이라니. 남한의 젊은이들은 김일성이 미울수밖에 없었겠다. 김신조는 왜 내려보내서 연좌제로 고생하고 있는 유일표와 같은 젊은이에게도 분명 괴로움이 더했을 것이다.

18. 우리들의 모습
유일민은 교수님의 소개로 대학선배인 손진권 사장의 조그마한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해보리라는 생각으로 열성적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 손사장도 그런 그의 열성을 알고 그를 중용하여 외국 바이어와의 만남에도 그를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신원조회 결과 또 큰 장벽에 걸렸다. 아버지의 좌익으로 인해 그는 외국에도 나갈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결국 회사에 사표를 내고 나온다. 불쌍한 유일민.
죽고싶은 마음을 뒤로하고 어떤 일을 해야하나 고민할때 임채옥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임채옥은 몇일 있으면 결혼하고, 자신이 모아놓은 돈 50만원(당시 집한채 값이 100만원 정도 했으니......)을 유일민의 사업비용으로 보냈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몰라 서동철에게 적당한 사업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시작한 사업이 술장사였다.

19. 선망과 환상
카투사에서 절도사건이 가끔 일어난다. 그럴때면 항상 카투사들이 제일 먼저 몸뒤짐을 당한다. 그럼에도 카투사들은 미국이라는 병에 걸려있었다. 이렇게 몸뒤짐을 당하면서 미국에 대한 환상은 조금씩 깨졌지만, 미국의 위대한 힘을 믿는 사람들은 하나둘씩 미국으로 미국으로 향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전쟁의 위협까지 느껴지게하는 김신조일당의 남파이후 미국이민의 발걸음은 더 늘고 있었다.
최주한 동창인 곽병욱의 매형도 작은 사업체를 다 정리해서 미국으로 결국 이민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도 아무나 받아주는 나라는 아니었다. 재력이 어느정도는 되어야 했다. 그런의미에서 일반 서민들에게 미국이라는 나라는 그림의 떡이 아닐수 없었다.

<후기>
몇일 전에 다 읽고는 이제야 요약서평을 쓴다. 목요일은 책을 다 읽고 너무 졸려서 그냥 잤고, 어제 금요일은 술약속이 이 글을 쓰는 것과 <한강 5> 읽기를 가로막았다. 이놈에 술. 돈버리고 몸버리는 술을 ’관계’때문에 ’사회생활’때문에 계속 마셔야 하는건지. 참.

한강 4권은 미국의 눈치를 보고 나라의 경제를 살릴 수밖에 없는 박정희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참전의 자격이 있었을까? 이제 겨우 6.25의 폐허에서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나라가 이데올로기의 이름으로 자유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월남의 국민들을 하나둘 총으로 쏘아죽일 자격이 있었을까?

김종필은 박정희의 명령으로 한일협정을 조기에 마무리한다. 3억+3억. 총 6억달러가 우리민족이 35년간 고생한 값이었다. 더군다나 3억은 돌려줘야하는 차관이었다. 서평을 쓰면서 조금 조사해보니 이 한일협정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야당과 국민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일본은 왜 반대했을까? 돈을 너무 많이 줘서? 아직도 종군위안부 문제는 처리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데, 그런저런 생각하면 각하면 이 돈 6억달러는 너무 작아보인다.

<한강 5> 앞으로!

한강, 조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