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에서부터 오늘날의 전구에 이르기까지, 일상 속의 작은 발명품인 전구가 어떻게 발달하여 왔는지를 친근한 이야기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서정적 과학자'로 알려진 미하일 일리인의 저작으로, 너무나 익숙해서 오히려 잘 모르고 있던 일상의 발명품을 낯설게 만들어 새로운 의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등불이 없는 거리, 최초의 가로등, 가스와 석유 등불, 불꽃이 없는 램프, 열이 없는 빛의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그 당시의 시대 상황과 재미있는 이야기거리가 풍부하여 마치 이야기책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본문중에서
가스등을 가로등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다음에도 한동안 가정집들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캄캄했단다. 가스 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안에서는 여전히 기름 램프와 동물 기름 초가 초라하게 타고 있었지.

벨린스키라는 소설가의 책상 위에는 언제나 기름 램프가 놓여 있었대. 하지만 그는 그 램프에 불을 붙이는 법이 없었어. 기름이 타는 매캐한 냄새를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는 멀쩡한 램프를 두고도 늘 두자루의 촛불 밑에서 일을 했지.

그 때까지만 해도 아직 좀더 나은 조명용 연료를 손에 넣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단다. 그런데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찾는 대신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을 개량하려고 노력했어. 그 결과, 기름이 번드르르하고 말랑말랑한 동물 기름 대신 훌륭하고 단단한 초를 만드는 법을 발견했지.

그 초는 사람 손을 더럽히지도 않고, 탈 때 탁탁 하는 소리 따위도 내지 않았으며 연기도 나지 않은 그런 초였단다. 이 초는 동물 기름을 정제해서 만든 거였어. 곧, 가장 단단하고 좋은 성분, 곧 스테아린을 동물 기름에서 분리해서 만든 거야.

(/p. 8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