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중의 한 분이 '당뇨병'을 앓고 계시다. 물론 당뇨병이라는 것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식이요법과 운동등의 치료를 요하는 것이기에 더 개인적인 병일수도 있다. 그에 비해 당뇨병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조용히 왔지만, 거센 파도가 휩쓸고 간 자리처럼 처연하고 공포스러운 병이 바로 당뇨병이다.

 

서점에 가거나 도서관에 가면 으레 건강 책 코너를 돌아보게 된다. 이미 체념에 가까운 환자는 어쩌면 그런 책을 보는 것조차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이거 이거 하지 마세요. 절대 줄이세요. 안됩니다"등등의 무시무시한 말만 한다. 이래저래 기가 꺾인 환자는 몸에는 해롭다는 것을 알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더욱 단것, 짠것, 매운것을 찾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기존의 책과는 달리 간단하고 중요한 것만 담아서 좋았다. 거창하고 하지 말라는 것만 많은 무시무시한(?) 책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약 200 페이지에 달하지만 그간 읽었던 서적과 비교하자면 중요한 포인트만 쉽게 담고 있다는 느낌이다.

 

책은 당뇨병의 원인, 당뇨가 유발하는 합병증의 종류, 당뇨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 당뇨의 의학적 치료법 등에 대해 총 4부로 이루어져있다. 일명 풍요속의 빈곤이라 불리우는 병인만큼, 당뇨병은 인체에서 한참 쓰고 남은 포도당을 더이상 어찌하지 못해서 발병되는 병이다. 그런만큼 식사의 조절이 중요하고, 비만이 되지않도록 적당한 운동은 필수이다. 거기에 가장 허울 좋은 스트레스 안받기가 병행되어야 하는데, 말이 쉽지 이 세가지는 환자에게 공포심을 준다. "해도 안되는데 어떻게 하란 말이야~" 같은 볼 멘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책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자세히도 읽어보면서 이 책을 가족분에게 선물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껍지 않은 사이즈가 공포심을 덜어줄 것이고, 안에 들어있는 내용 또한 체계가 있고 어렵지 않아 부담이 적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치료" 보다는 "예방"이 중요한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미리 예방을 해두는 것도 좋다는 의견이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당뇨병이 극히 드물었다. 풍요가 넘치는 시대. 그래서 그것이 오히려 스트레스인 시대. 당뇨병은 어쩌면 우리 시대가 만들어낸 가장 우울하고도 위험한 병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