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힘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여러가지 장점이 많겠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어려운 것을 쉽게 해석해준다는 점이 좋다. 한혜연 작가의 만화 <기묘한 생물학>또한 그 분류에 넣어볼 수 있겠다. 이과 분야, 그중에서도 생물학. 그 분야가 만화로 그려졌다니, 무언가 기묘하지 않은가? 하지만 오해는 금물, 이 책은 흥미로울 뿐 아니라, 어렵지도 않다.

 

생물학을 전공한 작가 답게(비록 학사경고가 있었다고 고백했지만~~) 만화의 주제는 생물학이다. 5개 남짓한 단편 들은 전부 생물학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몇 가지 이야기는 추리소설을 본 듯한 즐거움을 준다. 각가의 이야기들은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해 질 수 있는지, 혹은 얼마나 이상한 행동을 보일 수 있는지에 대한 접근이 새롭다. 무엇보다 책의 특징상, 생물학적 주제를 딱딱한 문체가 아닌, 만화로 풀어내었으니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어쩌면 조금 더 살을 보태어 추리소설로 나와도 무방할 듯한 이야기도 군데 군데 보인다.

 

어렸을 적, 만화를 꽤나 좋아했더랬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서도 만화를 볼 수 있어서 괜시리 마음이 훈훈해졌다. 가벼운 주제의 밝고 명랑한 만화도 좋고, 이렇게 주제가 있거나 학문적 접근이 가능한 이야기들을 담은 만화도 좋다.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재미있는 만화를 그려주는 만화가분들께 응원을 보내고 싶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