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런던'하면은 카푸치노가 생각난다. 적당히 운치있고, 적당히 예술적인 거리에, 적당히 센스있는 마스터가 있는 그런 카페... 그리곤 약간은 멜랑꼴리한 공기 속에 노출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 그래서였을까? 이 책 ,<런던의 잇 스타일 인테리어>를 읽는 내내 나는 런던을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당장 트렁크를 내와서 스니커즈 하나 챙겨서 떠나고 싶은 그런, 무모하지만 아찔한 충동! 아아, 그곳은 "올드 앤 뉴"가 공존하는 곳, 바로 런던이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런던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런던의 인테리어 감각들은 한마디로 "믹스매치, 올드 앤 뉴"였다. 전통이 있는 국가답게 누구누구로부터 물려받은 오래된 가구들이 있는가 하면, 화이트계열이나 레드계열로 인한 모던함이 물씬 풍기는 가구까지, 그야말로 다채로운 감각의 향연이었다. 게다가 집주인들의 취향에 맞는 개성과 어쩌면 시대의 유행을 섣불리 좇지 않은 그런 완고함들 속에서 인테리어는 한층 더 자유로워보였다. 분명 감각적이긴 한데, 어쩐지 보여주기 식 혹은 지나치게 인위적이어서 부자연스러운 모델하우스 같은 집들 속에서 런던의 인테리어는 어쩌면 더 빛이 났다. 여기저기 칠이 벗겨지고, 나무틀이 좀 비틀어졌어도 그 자리에서 오랫동안 제 역할을 해준 고가구, 낡고 오래됬지만 무엇보다 푹신한 소파,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이 즐비하고 늘어서 있는 낡은 선반들... 그 안에서 집은 조용히 역사를 만들고, 또 그 집의 역사를 지켜주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무 수 출판사에서 기획적으로 출판된 <인테리어 시리즈>!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든 없든, 우리 가족들이 아늑하게 살아가는 집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 만한 기획이다. 이 책 런던을 비롯하여 세계 여러나라를 소개하고 있는 기획인만큼 다양하고 개방적인 시선으로 내가 사는 집을 돌아보기에 충분한 자극이 될테니 말이다.

 

집은 주인의 감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런 의미에서 런던은 공존의 도시다. 낡음과 새것! 고풍스러움과 생동감이 공존하는 그런 곳!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책의 뒷장을 참조해 보는 것도 좋겠다. 영국풍의 인테리어를 해볼 수 있도록 각종 사이트를 소개해 두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작은 소품 하나로 집의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장난감 병정이든, 왕실의 홍차 케이스든 인테리어 변화 하나로 떠나는 작은 여행! 런던으로의 여행은 분명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