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일본이란 나라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좋다, 혹은 나쁘다를 떠나서 적당히 객관적 거리 유지가 가능한 정도의 호기심이랄까? 한마디로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훌륭하다고 할 것은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가수 김정민의 아내로도 유명한 루키코씨가 쓴 책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은 후자다. 요리 관련 책이면서도 에세이 같은 이 책은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과 정갈한 마음, 그리고 가족을 사랑하는 한 여성의 아름다움이 깃들어있다. 

 

책 제목에 있는 '오이시이'란 말은 일본어로 "맛있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한국 남자를 사랑해 국제결혼을 택한 용감하고 사랑스러운 여성 루미코씨는 어떤 맛있는 음식을 만들까? 책에는 그녀가 만드는 36가지의 행복한 레시피들이 '일본스럽게' 정갈하게 담겨져있다. 국민 요리 오코노미야키부터 색다른 디저트 딸기모찌 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데, 재치있는 주부답게 손쉽게 개량하는 법이나 육수 우려내는 법등 요리에 빠져서는 안 될 팁에 관해서도 상세하게 나와있다. 그래서 우리가 늘 먹는 우리음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만 먹으면 한그릇 뚝딱"하고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특히 김정민씨가 좋아한다는 카라아게와 치킨 데리야키 덮밥 레시피는 냉장고에 붙여두고선 두고두고 만들어먹고 싶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다들 개인차는 있겠지만 나는 양식보다 일식이 더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아마도 회를 뜨는 것을 너무 크게 인식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 책 <루미코의 오이시이 키친>을 읽고 내 생각이 편협된 사고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요리도 얼마든지 간단하고 (우리나라 부침개 부치는 정도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손쉬울 수 있는 것이었다. 단지 내가 겁을 먹었을 뿐... 또한 일본을 대표하는 소스 몇 개로도 다양한 맛을 표현해낼 수 있으니 루미코씨가 제공하는 소스에 관한 팁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도 한 남자의 아내로도, 그리고 방송인으로도... 다양한 방면으로 맹활약중인 팔방미인 루미코씨! 기분이 좀 우울해진 날에는 그녀가 전해주는 행복 엔돌핀이 가득 담긴 레시피대로 치킨 데리야키 덮밥을 해먹어봐야겠다. 일본음식 특유의 달콤 짭짜름한 매력들은 그날 하루의 피로를 싸악 풀어줄 것이다. 아! 시원한 일본맥주 하나 준비해두는 것도 잊지 말자~! 하하.

 

"사랑하는 사람과 둘러앉아 즐겁게 먹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최고의 음식!

루미코가 생각하는 맛있는 요리는 그런 것입니다."                                                  - P. 29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