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학교를 다녀와 신발을 벗는 둥, 마는 둥 하며 내가 제일 먼저 외친 말은 "엄마~ 나 라면!" 이었다. "나는 라면을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호언장담하고, 또 실제로도 이틀에 한번씩은 꼭 라면을 드셨던 아빠의 자랑스런 딸 답게(?) 나는 라면이라면 사족을 못썼다. 흔히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일주일 내내 먹으면 신물이 난다고 하지만, 오우! NEVER!! 난 당당히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라면에 대한 지조가 있었달까! 그래서 어느 날, 카페 <라면 천국>을 알게 된다. 그리고는 라면 천국에 인도되어 그나마도 안정적인 나의 라면 사랑이 더욱 확고히 다져지기에 이른다.

 

그 때가 어언 2000 년대 초초반이니..(실제로 라면 천국 카페는 99년도에 생겼다고 한다) 벌써 10년 정도가 지난 셈이다. 그런 라면을 이렇게 책으로 만나다니 내가 다 감격스럽다. 이 책 <세상의 모든 라면요리>는 철저히 라면매니아들의 책이다. 라면을 좋아하는 이들만의 자랑스런 레시피가 훈장처럼 당당하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경규 아저씨가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라면대회를 개최하여 요사이 라면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지만, 라면은 불황이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늘 안정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쉽고, 빠르다는 장점 이외에도 웰빙의 흐름을 타고 건강라면도 속속 개발되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책을 들여다보면 금방이라도 가게를 차려도 될만큼 훌륭한 레시피들이 속속 출연하고 있다. 해장라면, 카레라면, 돈까스라면 등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맛이 있어보이는 라면들이 "나 어때?"하는 요염한 몸짓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추룹! 아앗! 이때쯤 되면 정신이 혼미해지며 어느새 가스불을 켜게 된다. 그리하여 두둥~~~ 나는 다음날 아침 퉁퉁 부운 얼굴을 부여잡고 괜스리 찬물 마사지를 수십번, 그것도 과격하게 해대며 "내 다시는 밤에 라면을 먹지 않으리라!" 하는 허망한 다짐을 해보게 된다. 그래도 뭐! 맛있는 라면을 먹고 괜히 토달지 말지어다! 하하.

 

그리고 책에서는 라면에 대한 궁금증이나 오해들에 대한 정보도 수록하고 있다. 이를테면 라면 한가닥을 펴면 그 길이가 얼마나 될까하는 문제라든지, 라면에 들어있는 염분을 줄이는 방법, 어떤 냄비로 끓여야 더 맛있게 끓여지는가 등등에 관한 것들이다. 우리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누구나가 즐겨먹는 음식이다보니 그 궁금증 또한 다양하게 있을진대 책에서는 친절하게도 차근차근 설명해 두었다. 마치 라면 교과서처럼! 아! 맨 뒷장에서는 술 안주로도 활용가능한 라면 레시피가 보물처럼(?) 담겨있으니 라면애호가들은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일반 라면 끓이기보다는 조금 더 손이 가겠지만 그 정성으로 인해 라면이 100 만 단계 업그레이드 되서 나온다. 풀 메이크업 뽀샤시 메이크업을 마친 당당한 연인처럼~

 

라면으로 안되는 게 어딨을까?

라면처럼 온 국민,  더 나아가 세계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 또 어디있을까?

그런 라면들이 신선하면서도 정성 가득한 레시피로 거듭 탄생하여 이 책 <세상의 모든 라면요리>로 승화하시매, 그대들은 이 신성한 레시피를 받들지니, 오늘도 이 거룩한 라면을 찬양할 지어다! ^^

 

 

"가스레인지에 불을 켤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요리는 물론 우리가 미처 상상도 못했던 멋지고 그럴듯한 라면요리가 먹음직스러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실려 있어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합니다."         - 책의 소개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