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에게서 가장 많은 상처를 받았는가?"

"또한 나는 누구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주었는가?"

 

 

이 질문에 정답이란 없을 것이다. 또한 100%의 순도를 자랑하는 답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껏 세상을 살면서, 내가 얼마만큼의 상처를 받아왔나 곰곰히 되새겨보면 그 중의 8할이 바로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라는 생각이 든다. 어미의 한 배를 나누고, 아버지의 뼈와 어머니의 살을 빌어 태어난 우리 '가족' 이라는 이름이 어찌하여 가장 많은 상처를 주는 불명예스런 자리로 등극하게 되었을까? 가만 생각해보면 역시 답은 없다. 생각나는 것은 단지 '가족이니까' 라는 짧은 대답뿐... 그 막연함을 풀어줄 책, 바로 <가족의 두 얼굴>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말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 값진 사랑에 존재하는 동시에, 무엇보다 끔찍한 흉터가 존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버이를 고를 수 없고, 또한 누구나 자녀를 고를 수 없지만,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끈끈한 연대감으로 뭉쳐진 단 하나의 집단인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수없이 많은 행복이 존재하고, 반면에 그만큼의 상처가 존재하고 있다. 불행히도 사람들은 밝은 쪽만 보려한다. 그리하여 어두운 부분, 즉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나 내가 가족에게 주는 상처 따위는 묵인하고 싶어한다. 그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는 일... 그것은 트라우마라는 심리학 용어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이 책 <가족의 두 얼굴>도 바로 이 트라우마와 우리 안의 '내면아이' 가 서로 마주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고 무엇보다 사랑하는게 '가족'이라는 이름이지만, 가족은 동시에 그 당연함을 무기로 상처 또한 주고 받는다. 도대체 왜 가족안에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할까? 그리고 나는 왜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를 배우자로 선택하게 된걸까? 또 나는 왜 누나나 엄마와 닮은 연상의 그녀와 결혼하게 됐을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이 질문에 대해 선뜻 대답할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다행히 <가족의 두 얼굴>에선 심리학을 통해 이 질문의 대답을 풀어내려고 하고 있다. 각 챕터별로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게다가 '가족트라우마연구소'에서의 풍부한 상담사례를 일화로 소개하고 있어 이해도 쉽게 될 것이다.

 

나도 모르는 내 안의 또 다른 나! 바로 '내면아이' . 우리는 이 내면아이와 피하려 해서는 안된다. 내가 가족문제로 힘들어한 경험이 있고, 내가 가족의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일이 있다면, 우리는 그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여 비로소 소통하여야 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가족들이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다면,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바로 그만큼의 사랑으로 가족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있기에 상처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 <가족의 두 얼굴> 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내안의 '내면아이'와 마주하는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