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매력

 

최근에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 들른 적이 있었다. 갤러리에 들어가려 할 때 한 아주머니가 격양된 목소리로 밑에 층 갤러리가 훌륭하다며 가보라고 하였다. 어떤 작품이기에 다른 사람에게까지 알려주는 것일까. 그러한 호기심 속에 갤러리 안을 들어갔다. 갤러리 명은 <조도중의 땅의 생명전>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그 의미를 모르고 갤러리에 들어설 땐 큰 차이를 몰랐는데, 큐레이터가 이 모든 그림들이 흙만 사용해서 그려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처음엔 흙으로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놀랐고, 두 번째는 흙이 이렇게 수만 가지의 색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흙에는 또한 규소성분이 있어서 빛을 발하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효과를 주었다. 말 그대로 땅의 생명을 담아놓은 그림이었다는 것이다. 그때 당시에는 돌이 이러한 다양한 색을 낸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색에 대한 본 모습을 본 것 같다.

우리는 평소 수만 가지의 색들을 눈으로 보지만 색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색의 역사와 기원 및 색의 재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색의 색다른 매력에 빠져보시라.

 

이 책에 있는 조합법을 참고삼아 자신의 그림 도구와 안료를 만들어가면서 여행을 계속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안내서는 안료와 염색식물의 역사, 그리고 그에 얽힌 전설과 일화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자기가 직접 물들인 쪽빛 상의를 걸치면, 슨바 섬 여성들의 노래 소리가 귓가에 들려올 것입니다.P.7

 

색의 재조

 

평소 나는 물감을 쓰면서 물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다양한 색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쉽게 얻어 졌겠지 하고 그 이상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색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깜짝 놀랐다. 이토록 번거롭고도 다양한 방법들이 색을 만드는데 쓰여 졌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때로는 우리의 암모니아성 오줌이 염색을 할 때 쓰이기도 했으며, 미라 가루를 갈아서 안료를 만들기도 했다. 더군다나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알 수 없는 안료들을 통해 그려진 작품도 엿볼 수 있다.

색과 관련된 문화로 인해 때로는 웃지 못 할 해프닝 또한 많다. 예를 들어 서양 중세시대 때 나폴리 노랑이 유행하였는데 이 색을 만들기 위해선 주석산연과 같은 독성을 사용해야 했고, 다른 안료와 잘 섞이지 않는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르네상스시대 이후까지 널리 쓰였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또한 로마시대 때 자주색 색소를 얻기 위해서 만이천마리가 넘는 연체동물이 필요했지만 그럼에도 권력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도 볼 수 있다. 내가 가장 신기했던 것은 초록색과 파랑색과 같은 자연의 색임에도 불구하고, 이 두 색은 희귀한 안료로 구분된다는 사실이었다. 바다나 하늘의 색을 담은 파랑색과 산과 식물을 담은 초록색이라면 다소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또한 내 상식에 벗어난다. 파란색을 낼 수 있는 안료가 부족했을 뿐더러 초록색은 꼭 노랑과 파랑의 조함의 과정을 거쳐야만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옛 작품들에 파랑색과 초록색이 들어간 경우는 드믈 다는 것을 알 수 잇다. 이처럼 색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알면 알수록 오히려 더 색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파란색과 보라색을 얻기 위한 안료와 염료도 희귀하지만, 녹색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더 드뭅니다. 안료는 공작석, 녹청을 비롯한 구리의 이차광물, 녹토 이렇게 한 손에 꼽을 정도이고, 염료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햇빛과 반복되는 세탁에도 바래지 않는 선명한 녹색 색소를 가진 식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파란색에 노란색을, 혹은 노란색에 파란색을 더해서 녹색을 얻는 방법을 습득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도 사실은 많은 연구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진 것이지요. P.193

 

색의 신비

 

이 책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색의 다양한 문화와 더불어 색의 쓰임과 효과들을 자세히 담아내고 있다. 동 서양만 보더라도 색이 주는 이미지와 뜻이 다르며 색을 받아들이는 사상 또한 다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실들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 이러한 다양한 색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도 조상들의 수많은 연구 끝에 얻어진 결실임을 보았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의 색은 무척이나 값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색에 대한 생각을 조금만 바꾸더라도 다양한 이야기들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색다른 색의 신비로운 매력에 빠져보시길 바란다.

 

노란색 동양, 서양의 비교(책의 일부를 편집해서 작성한 것입니다.)

 

동양 : 인도문명에서 노란색은 긍정적 가치관과 아주 깊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강황으로 물들인 천 조각을 행운의 부적으로 지니고 다닙니다. …중국에서 노란색은 황제의 색입니다. 이 색은 다시 태어남을 의미하며, 세상의 중심을 상징합니다.…노란색은 영광, 발전, 진화를 뜻하며 행복을 가져온다고 여겨졌지요.

 

서양 : 중세 사람들은 노란색이 흰색보다 못하다고 여겼습니다. 기원후의 시대가 열렸을 때부터 노란색은 부정적 의미를 가져서, 연극에서 야심가와 배신자는 노란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노란색의 붕정적인 면이 강해짐에 따라 필연적으로 노란색은 예수를 배신한 유다, 그리고 비기독교도인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나타내는 색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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