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련이 그리고 이외수가 쓴 "하악하악"을 만나보았다. 한창 유행했을때는 좀 지났지만 이 책이 처음 발간되었을때는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이외수라는 작가는 티비에서 처음 보고 알게 되었는데, 마치 산속에 사는 도인같이 머리를 길게 기르고 수염도 길게 기른 완전 할아버지였다. 좀 생각이 독특한 사람이라고 했었는데 역시나 사는 모습도 남들과는 조금 달랐던듯하다. 지금까지 써낸 책들이 꽤나 많지만 이 책을 통해 이외수라는 작가는 첫만남이다. 부제와 같이 이외수의 생존법이 이 책안에는 담겨 있는 듯 하다. 언뜻 보면 주저리 주저리 생각나는 대로 메모를 해놓았다가 하나의 책으로 엮은 것 같아 보이는데 그 짤막한 문장들 속에는 우리들에게 따끔하게 혼내는 글들도 있고,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들도 있다. 그리고 이외수님이 한 말처럼 누구나 그냥 글을 쓴다고 다 작가는 아니듯이 작가의 고난이 묻어나 있다.

 책을 다 읽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문장도 짤막하고 여백도 많고 그림들도 많고.... 아마도 이외수님은 이 책을 읽으라고 썼다기보다는 생각을 하라고 쓴듯하다. 여백이 많은 것도 그렇고 물고기들의 그림들이 많은 것도 그렇고.... 그래서 그냥 한번 훅 읽고 넘어가기에는 이 책이 의미하는 바가 턱없이 많을 듯 하다. 그냥 한번 쭉 읽고나서 이렇게 서평을 쓴다는 것도 어찌보면 안어울리기도 하지만 일단은 지금의 나의 생각을 옮겨놓고 나중에 또 다시 읽어보면 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책을 읽다가는 이것저것 많은 글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마땅히 생각나는 것은 없으니 아이러니하다. 단지 기억나는것은 이외수님이 요새 유행하는 채팅용어들을 책속에 그대로 옮겨놓았던 것이다. 목차만 보아도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장의 제목이 털썩, 쩐다, 대략난감, 캐안습, 즐! 이와같이 채팅용어들이다..이러한 면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하악하악을 다시금 읽음으로써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좀더 흡입해야겠다.

 "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책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