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라는 도시는 알면 알 수록 신비하기만하다.

1920-40년대에 상하이에 그렇게나 많은 서양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니,  그 시절에 그들은 드레스를 입고 파티를 열었으며 새로운 영화가 개봉되면 비행기를 타고 와서 관람을 하기도 했다한다. '동방의 파리'라고 불렸던 상하이에는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인종들이 공존하고 있었으며, 유럽의 문화와 중국의 화려함이 더해져서 전무후무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한다.

어쩌면 세계는 동양과 서양으로 분리하는 것이 우스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상하이에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고 있었다. 유럽에서 유태인 숙청의 광풍이 불고 있을 때 그들에게 이 상하이가 피난지로 떠 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수많은 유태인들이 상하이로 몰려왔다. 그들은 돈이 많은 사람들도 있었고 러시아에서 빈몸으로 도망쳐 온 가난한 이들도 많았다. 그 사람들 중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비센돌프가 끼어있었다. 고국인 독일에서 딸의 무참한 죽음을 보고 삶의 회의를 느낀 그에게 이곳 상하이까지 오면서도 한시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보물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바이올린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보다는 바이올린 제작자가 되고 싶어했던 딸 멜라니가 그의 생일 선물로 만들어 준 세상에 단 하나인 그 바이올린은 그가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곤했다. 한편 상하이에는 일본인들의 손에 처참히 즉어간 아버지를 둔 루양과 루샤오넨 남매가 예측하진 못한 채 비센돌프와의 조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상하이에서 만나고야 말았다. 만나야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고 한다. 아버지를 잃고 바이올린에 대한 꿈마저 버리려했던 루양에게 비센돌프는 스승이자 가족같은 존재로 다가왔고, 딸을 잃고 허망함에 잠 못이루던 비센돌프에게 그들 남매는 가족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일본은 이들의 행복을 두고 보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서로를 지키려할 수 밖에 없었다.

 

세계의 곳곳에서 살아가는 유태인들의 모습을 이 책에서는 중국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들 민족의 굴곡진 삶이 일본이나 중국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는 알고 잇었지만,  이 책에서 생생히 만날 수 있었다. 나라를 잃은 민족의 설움은 유태인이건 누구이건 같을 것이다. 그 원인을 막론하고 어린아이와 노인과 부녀자들이 겪는 고통은 억울하기 이를 데 없다. 그들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그럼에도 강인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당시의 상하이의 모습을 더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