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면 한 뚱뚱한 소년이 꽃다발을 들고, 우울한 표정으로 이 쪽을 바라본다.

제목과 그림으로 미루어 보아, 아마도 좋아하는 여자 아이에게서 딱지를 맞았나보다. 뚱뚱하다고.

예전에는 뚱뚱한 사람은 부자라고 생각해서 부러워했다. 그리고 뚱뚱한 사람들은 마음도 넉넉하고 인간성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뚱뚱한 것이 죄가 되기 시작했다.

뚱뚱한 것은 스스로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므로 본인에게 가장 나쁜 일인데도 사람들은 마치 무슨 큰 죄라도 지은 양 그를 나무라고 미워한다.  혹자는 뚱뚱한 사람은 스스로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까지 들었다. 그것도 텔레비전에 나온 유명 연예인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 편견이라니......

뚱뚱한 아이는 여러모로 고통을 겪을 수 밖에 없어지는 것이다. 뚱뚱한 몸 때문에 맞는 옷이 없어서, 뚱뚱하다고 먹고 싶은 것을 맘껏 못 먹게 해서, 뚱뚱하다고 주변에서 놀리고 게으를 것이라는 편견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안 팎으로 상처를 입는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훨씬 더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해서 살을 빼는 것을 힘들어한다. 아무래도 먼 앞 일보다는 당장 입 안의 즐거움을 더 크게 느끼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아이에게 살을 빼지 못 한다고 타박하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큰 고통이 아닐까 한다. 

 

나 역시도 평생을 살 찌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서인지 이 소설 속 벵이 겪는 일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먹을 것에 대한 한 없는 욕심, 그러면서도 자신의 살에 대한 미움이 뒤엉켜 혼란스러워하는 벵의 마음이 절실하게 와 닿았다. 벵은 옷 사러 가는 일, 체육 시간에 달리기 하는 일, 신체검사하는 일을 싫어한다. 남들이 자기의 몸에 관심을 갖는 것을 두려워한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해 보지만, 음식을 못 먹는 것에 대한 고통은 상상외로 크고 벵은 흔들린다.

 

다정다감하고, 착한 벵.

벵이 자신의 몸이 소중한 것임을 알게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소중히 여기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