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입담이다.

 시종일관 작가는 서술자의 에이비스의 입을 빌어서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

 

때는 27세기 미국이다.

세상은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일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는 사회주의 시대 "인류형제애"시대이다.

문헌학자인 앤서니 매러디스는 오래된 참나무 속에서 발견된 고문헌을 주석을 붙여서 세상에 내놓는다. 바로 20세기 초 사회주의 운동가였던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일대기였다. 이 글을 쓴 사람은 그의 아내이자 동지인 에이비스 에버하드로 남편의 활동에 대해서 기록해 놓은 것으로 되어있다.

에이비스는 어니스트를 만나서 받은 충격을 시작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양가집에서 곱게 자란 에이비스는 차와 독서, 음악을 즐겼다. 어느 날 아버지의 초대로 만찬에 온 어니스트에게서 자신의 드레스와 이 집의 대들보에서 노동자들의 피가 떨어진다는 말을 듣게 되고, 그 진상을 알고자 동분서주하면서 세상의 진면목을 알게된다. 어니스트에게서 교육을 받으며 그를 사랑하게된 어니스트와 그녀의 아버지는 점차 그들의 사회에서 소외되고, 그 만큼의 빠른 속도로 그들은 사회주의에 빨려들어가 세상을 바꾸려는 혁명의 길을 걷게된다. 그리고 세상은 진짜 뒤집히지만, 그들이 원하는 세상은 그리 빨리 오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서 정확하게 예언한  작가의 식견이었다. 그는 기형적으로 발달한 자본주의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알고 있었으며, 지금의 세상은 그가 예상한 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다. 빈부의 극심한 격차와 소통의 부재, 배금주의와 돈과 권력의 유착등은 그가 소설속에서 묘사한 그대로이다. 

런던은 소설 속에서 그의 사회주의 사상을 마음껏 펼쳐보인다. 작가는 주인공 어니스트의 입을 빌어서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알기 쉽게 풀이하고, 결국에 인류가 가야할 길은 사회주의 의 길임을 역설한다. 그러나, 그가 주장하는 사회주의 혁명은위로부터의 혁명이었으며, 그의 이런 앨리트주의적 사고방식과 생활과 사상의 부조화는 그에 대한 평가를 절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읽는 동안의 재미 하나는 주석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이 주석은 27세기 문헌학자의주석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작가가 이 책을 쓴1900년대 초반은 물론이고 백년이 지난 지금의 사건도 옛날 일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남녀노소, 지위고하, 천재 바보 막론하고 어떤 인간을 혁명 동지들 속으로 밀어넣는 원동력은 위대하고 지조 있는 갈망에서 나온다. "

                                                                       본문 3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