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 같다는 느낌을 주는 소설 '행복한 프랑스 책방'

한 작가의 소설을 깊이 탐독하는 편은 아닌데 
어쩌다보니 마르크 레비의 소설은 꽤 읽은 축에 속한다는 걸 알았다. 
천국 같은, 너 어디 있니, 다음 생에, 아직 책꽂이에 놓아두고 펼치지 않은 다른 한 권의 소설,
그리고 이 '행복한 프랑스 책방'까지.
모두 5권이니 한국에서 출간된 그의 작품 대부분을 읽은 셈이다. 

소설은 작가의 특성에 따라 각각의 개성을 갖고 있는 듯하다. 
'행복한 프랑스 책방'도 마르크 레비의 다른 작품처럼 풍부한 문학적 묘사나 문체보다는 
간결한 표현을 통해 줄거리 속 사건들을 빠르게 전개시키고 있다. 
장면 전환이 빠르고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탓에 
처음엔 내용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책을 덮은 후 첫 느낌을 말하자면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하다는 점이었다. 할리우드 식 행복 영화라고나 할까. 

이혼 후 어린 아이를 키우는 싱글파파 마티아스와 앙투안. 
그들은 고교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어느 날 런던에 사는 앙투안의 제안에 마티아스는 프랑스 생활을 접고 
친구가 있는 낯선 영국으로 향하는데. 주요 목적은 이혼한 아내와 재결합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상황은 그가 원하는 데로 흘러가지 않고. 
그 와중에 전개되는 두 남자의 좌충우돌 웃음과 눈물의 헤프닝. 
이 두 사람을 둘러싼 두 명의 아이와 이웃의 이야기도 
무척 사랑스럽고 훈훈해 정겨운 기분을 안겨준다. 

"누군가의 인생으로 들어가려면 스스로 보호하려고 쌓은 벽을 부숴야 해. 
다른 사람이 벽을 부숴줄 때까지 기다릴게 아니라."

살아가면서 가슴속에 상처나 두려움 하나쯤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행복한 프랑스 책방'의 주인공과 그들의 이웃 역시 그랬다. 
그렇지만 이들 사이에 자리한 따스한 우정이 내면의 상처와 두려움을 뛰어넘게 했고 
내면의 성장을 이뤄내는 힘이 되어주었다. 

'행복한 프랑스 책방'은 
이런 곁에 있는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화 같은 소설이었다. 
쉽고 재미있으면서 생각할 거리를 꼭꼭 던져주는 
마르크 레비 소설의 장점을 또 한 번 느끼게 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