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사랑하는 방법'은 
내가 만난 연애소설 중 가장 맘에 드는 표지를 입고 나타난 소설이었다.
책을 받아든 후,
눈송이를 닮은, 어찌보면 별 같기도 한 반짝거리는 새하얀 표지 빛깔에 
겨울을 배경으로한 사랑이야기인데도 따듯한 내용이 펼쳐지겠다는 기대감이 
가장 먼저 가슴에 차올랐다. 


겨울, 그 사랑은 거기서 끝이었다.
....그만 하자.
그 말을 하는데 어찌나 심장이 터질 것 같던지
아마 아무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후회하지... 않을까?
한참만에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그것이었다. 
혼잣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였지만 
선명하게 들렸다. 


겨울을 사랑하는 방법...... 참으로 섬세한 연애소설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풋풋한 감성으로 가득할 시기에 친구로 만나
(각자에겐 서로가 이미 마음에 자리한 사랑이었지만..)
대학생이 되면서 비로소 사귀게 되는 서정과 지수.
하지만 사랑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서툴렀기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두 사람.
그들이 각자의 인생길에서 성숙한 후에 운명처럼 필연처럼 다시 만나 
가슴에 가라앉아있던 사랑을 조심스럽게 꺼내 새로이 꽃피우는 과정이 아주 섬세하게 그려져있었다.   

한번쯤 사랑을 잃었던 기억이 있다면
잃어버린 사랑에 깊은 후회를 해본 적이 있다면
이들의 재회와 망설임,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사랑행보에 많은 공감을 하지 않을까.
그리고 소설 속 연인의 해피엔딩에 
후회되는 사랑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 사랑했던 겨울을 생각해보면,
난 사실 아직도 지금이 꿈만 같아.
그 겨울이랑은 다르지. 그치?

그렇게 말한 서정이 작게 흥얼대기 시작했다.
서로를 행해 더 활짝 열려 있고,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으며, 또 더 많이 끌어안고, 입맞추고 사랑하고 있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이 그때와는 전혀 달랐다. 
이 특별한 겨울, 그들은 비로소 함께였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섬세한 심리묘사가 너무 친절해 그것이 오히려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을 떨어뜨리는 거였다.  
연애소설의 묘미는 '그의 감정은 어디로? 그녀의 감정은 어디로?'라는 궁금증과 기대감이라 여기는 내가 
식상한 건지 모르겠지만서도.^^

아무튼 
개인적으론 창밖에 함박눈내리는 풍경을 상상하며
따듯한 커피에 차분히 앉아 즐겁게, 때론 안타까워하며 읽어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