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어 말도 못하던 10대 소녀는 지금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여자가 되어

있지 않냐는 이 말씀..... (P. 47)

출판회사에서 편집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통 빨간펜으로 비유하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클레어 베어는 출판회사 P&P에서 5년차로 일하고 있는 편집

보조일을 맡고 있었다. 책을 좋아하는 내게 이 책 <그랜트북스 퇴사후원회>가

눈길을 사로잡은 이유는 바로 이 점이었을 것이다. 재밌고 즐겨 읽는 이 책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출판사에서 어떤 일들이 이루어지는지 숨겨진 재밌는 이야기들이

궁금증과 함께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으니까..

클레어는 보조 디렉터로 5년을 일하다가 우연히 10년전 짝사랑하던 랜달 콕스를

만나게 되고 용기내에 그에게 말을 걸게 된다. 우연을 가장한....

랜달 콕스와 만난후 그가 소개해준 초대형 출판사인 마더 홀린저의 임프린트로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된다. 그랜트북스로 불리는 이 회사의 편집장 비비안그랜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못된 여자다. 저돌적이고 공격적이면서 제멋대로고, 사나우며

폭군이라고 이야기되는 여성 비비안. 그랜트북스로 온 클레어는 비비안의 그랜트북스

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원칙?이라 불리는 5가지 원칙을 듣게되는데....

얼마나 치열하고 비참한 회사생활이 될지 짐작이 가는 부분이다. 비비안과의 사투?

랜달과의 사랑을 모두 이끌어내기 위한 클레어의 눈물겨운 사투가 이때부터 시작된다.

여성에게 직장생활의 의미와 그런 생활 속에서 사랑을 이루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정도인지 생생한 이야기를 이 책은 들려준다. 또한 출판업계의 대리출판이나

수많은 책들의 출판을 놓고 벌어지는 많은 에피소드들, 어려운 디렉터들의 생활 등

조금은 낯선 이야기들이지만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랜트북스 퇴사후원회>는 각 Chapter마다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제목을 그

Chapter의 제목으로 차용하고 있는데, 역시 출판업계를 다룬 책이기에

그런 노력이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가벼우면서도 출판업계에 대한 날카롭고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일과 사랑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 여성의 생활을 그려내고 있다.

재밌는 문체와 Chapter의 제목의 작품들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무엇보다 출판업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즐겨읽는 이 책들이

출판 관계자들의 그런 어려움과 노력으로 만들어 진다니 조금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더 많은 책들과 함께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출판사관계자들, 그리고

독자들, 일과 사랑에 고민하고 힘겨워하는 많은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재미가 담긴

즐거운 이야기를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