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는 예로부터 그 울음소리가 처량한 정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는 시와 노래속에 즐겨 담겨져 왔다. 우리의 조상들은 기러기를

신의·화목·정절을 상징하는 새, 모두에게 풍요로움을 전하는 상서로운 새로 여겼던

것 같다. 결혼식에도 금실 좋은 기러기 한쌍을 신부의 집에 앞세우는 풍습이 있었으니

말이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아들딸을 많이 낳아 백년해로하게 해달라는 기원의 표시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러기는 사랑과 아픈 이별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있는

새이다.

<흰기러기>속에는두가지의 이야기가 담져있다. 곱사등이 필립의 이야기 <흰기러기>와

고아로 자란 페피노와 당나귀 비올레타의 이야기인 <작은 기적>.

소외와 상처로 외롭게 살아가는 필립에게 다친 흰기러기를 품에 안고 찾아온 어린소녀

프리다. 그렇게 흰기러기를 매개로 외로움속에 살아가던 필립의 맘속에 찾아든 프리다.

그리고 가슴아픈 이별이 감동적인 이야기로 펼쳐진다.

<작은 기적>속에 담긴 사랑은 고아 페피노와 당나귀 비올레타의 이야기이다. 당나귀

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바치는 사회에서 소외받고 무시당하던 주인공들에게 찾아든

그들 삶의 이유와 사회에 대한 뜨거운 감동이 담겨진다.

"꼬마야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안돼'라는 말을 끝이라고 여겨서는 안된다. 알겠니?"

사랑에 대한 완벽한 이야기. 가슴 아픔 사랑이야기. 기러기가 의미하는 사랑과 이별의

안타까움이 책속에 담겨진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동물이나 사물에 담긴 의미는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이 존재하는것 같다. 기러기처럼 행복한 사랑을 꿈꾸고 이야기하는 속에서 이루어

지지 못한 사랑에 눈물짓는 모습이 떠오른다.

가장 추운 계절에 가장 따스한 사랑의 이야기들을 만난다. 소외받고 사회에 상처입은 우리

곁의 많은 이들. 장애나 가정 환경은 그냥 단순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차이는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차별에는 도전하겠습니다." 라는 말처럼 단순한 차이

를 차별로 결정짓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 객관적인 차이를 주관적인 차별로 만드는 사회

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이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 속에서 들어본다.

누군가 느끼고 받아버린 사회에 대한 상처와 배신은 언제고 자신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내가 누군가에게 돌려버린 등은 단순한 등의 모습이 아님을.

사랑을 담을 수 있는 여유를 소중한 사랑이야기 속에서 찾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