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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한 호랑이 이야기

한솔교육(주) 한솔수북의 < 안 알려진 호랑이 이야기 시리즈 > ( 전 5 권 ) 중 한 권인 제 4 권, [ 꽃가마 탄 호랑이 ] 입니다...

아이들끼리 이야기 하듯 시작되는 동화 속 주인공 호랑이의 모습은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아주 오래 된 호랑이 탈을 보는 듯 험상궂고 우람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눈이 얼마나 크고 부리부리한 지 그리고 어찌나 생생하게 보이는지 금방이라도 동화책에서 튀어나올 듯 하네요.

하지만, 이 호랑이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우리 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권선징악' 즉, '착한 자에게는 상을, 악한 자에게는 벌을 내리는' 존재의 대명사가 바로 이 호랑이인 듯 합니다.

꼬부랑 봉우리를 넘다 험상궂은 산 도둑이 할머니 꿀떡을 뺏으려는 걸 보고, 냅다 달려가 도둑 엉덩이를 물어 웅덩이에 첨벙 빠뜨려 옴짝달싹 못하게 해 버렸다는 호랑이, 그렇게 못된 자에게 딱 어울리는 벌을 주고 온 호랑이는 그 일만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네요. 아이들에게 이 호랑이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나쁜 자에게 벌 주는 신령님이자 홍길동같이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살짝 기대가 됩니다.

그렇게 산 도둑을 혼내고 어깨 으쓱대며 동굴로 돌아온 호랑이는 깜짝 놀랍니다. 동굴 앞에 맛있는 먹을거리가 차려져 있었거든요. 그 날만이 아니라 그 다음 날도, 그리고 그 다음 다음 날도, 먹을거리가 차려지고 또 차려져 있는 겁니다. 누가 차려 놓는 건지 궁금한 호랑이는 동굴 옆에 숨어 지켜보기로 합니다. 그 때, 한 남자가 호랑이 탈을 쓰고 호랑이 흉내를 내며 동굴 속으로 쏙 들어가는 겁니다. 호랑이는 자기 흉내를 내는 자가 누군지 혼쭐내고 싶었지만 몰래 지켜보기로 합니다.

한 처녀가 가냘픈 발자국 소리를 내며 다가와 먹을거리를 펼쳐 놓습니다. 가지런히 상을 차린 처녀는 무릎을 꿇고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빕니다. 그제야 호랑이는 날마다 먹을거리가 차려진 까닭을 알게 되지요. 그런데 그 때 탈을 쓴 남자가 호랑이 흉내를 내며 처녀에게 어머니 병을 낫게 하려면 윗마을 최의원과 혼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처녀가 최의원은 이미 부인이 둘이나 있지 않냐고 하자, 호랑이 탈을 쓴 남자는 무섭게 화를 냅니다. 처녀가 울며 돌아가자, 남자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마을로 내려갑니다.

호랑이는 괘씸해서 남자를 뒤쫓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남자가 최의원 집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남자가 누구인지 알게 된 호랑이는 단단히 화가 났죠, 호랑이 흉내로 처녀를 감쪽같이 속인 최의원은 낄낄대며 좋아했어요. 호랑이가 지켜보고 있다는 건 생각도 못하고 말이죠.

산에 눈이 녹고 알록달록 꽃이 피는 봄이 왔어요. 어느 새 처녀와 최 의원이 혼인하기로 한 날이 되었어요.

그런데, 꽃가마 안에 누가 있는지 그림에 그 주인공의 긴 꼬리가 삐죽 나와 있네요. 큰일 난거죠... 최의원, 호랑이랑 혼인하게 생겼네요. 그것도 모르고 세 번째 장가가는 괘씸한 최의원 신 났어요.

최의원은 색시 얼굴 빨리 보고 싶어 꽃가마 안으로 얼굴을 디밀었는데, "어흥" 꽃가마 안에 있던 호랑이가 성난 얼굴로 달려들었어요. 놀라도 엄청 놀라 꽁지 빠지게 달아나는 최의원을 호랑이가 덥석 들어 올려 꽃가마에 처넣었어요. 꽃가마에 엉덩이가 낀 채로 빌기도 하고 울어도 보았지만 아무 소용없었어요.

최의원 어떡하나? 삐죽삐죽 바위산 꼭대기에서 지금도 꽃가마만 실컷 다고 있다지요...

산신령보다 무서운 호랑이 이야기 엄마인 저도 처음 읽어본 동화인데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서 끝난 줄 모를 정도로 열심히 읽었네요. 그리고 한 번 더 읽어보아도 재미있는 그런 우리 동화였어요.

거짓말하고 속여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다 무서운 호랑이에게 큰 벌 받은 최의원 이야기 보면서 느낀 점이 많네요, 아이들도 착하게 살면 복을 받지만, 악하게 살면 재앙이 따른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겠지요...

꽃가마탄호랑이, 한솔수북, 전래동화, 유아동창작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