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부 지식층의 전유물이었던 많은 것들이 
이제 제법 품을 넓혀 일반대중들에게도 향유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그중 괄목할만한 분야가 바로 과학!
꽤나 난해하고 어려웠던 과학의 다양한 영역들은 어느새 
일반 대중문화의 한 차원만큼으로 인식될만큼 많은 이들에게 지적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그덕에 이른바 대중과학의 르네상스가 열리고 있는 참이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저술경향의 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이 책의 구성은 조금 독특해 보인다. 
소설읽는 봉구와 과학하는 곰이라는 캐익터를 전면에 배치시킨 후
지구와 우주 그리고 인간에 이르는 방대한 영역을 
헤치고 다니게 하며, 그 길을 따라 독자들이 궁금해하던 것들을 
상상력과 결합된 과학적 사고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생명의 탄생, 공룡, 지구 자전, 태양계 행성, 빅뱅과 블랙홀, 암흑물질,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봉구과 곰이 가는 길에서 만나지는 것들은 결코 가볍지않은 주제이며,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에선 절대적으로 중요했거나 중요하게 다뤄질 주제들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의 지적더듬이는 그 길이에 상관없이 예민해지며, 흥분상태가 되고 만다.
가벼운듯한 수다처럼 주고받는 이야기를 별의식없이 읽는 사이
어느새 교묘하게 얽히는 정제된 과학가설과 이론들이 부담없이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 책의 숨은 매력이다. 

딱히 떠벌리며 ' 이 책을 읽으라, 이 책을 읽으면 알것이요. 그때 알게되는 것은 전과 다르리라.'
라는 식의 과장된 설교따위는 이 책에서 결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달콤한 과자따위와 오랜지 쥬스정도의 음료수정도를 준비한 다음
편한 소파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읽어나가다보면 절로 무릎을 치는 재미에 빠져들고, 
무릎 몇 번 치다 보면 눈치채지도 못하는 사이 과학지식에 흥건히 몸이 젖게될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새로우며, 그렇게 재미있고, 그렇게 지적이다.
굳이 이 책을 읽으며 책갈피 따위를 끼워놓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어느쪽을 펼쳐 먼저 읽더라도 가볍고 부담없게, 그리고 은근히 채워지는 지식의 즐거움과 만나게 될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