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저자 가와노 히로시의 이론과 실천의 두 방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부에서는 주로 컴퓨터 예술의 이론을 다루고 있으며 제2부에서는 1960～70년대에 행해졌던 컴퓨터 예술 생성 실험이 펼쳐진다. 제3부 컴퓨터 예술의 사상에서는 가와노 히로시 인터뷰에 관한 옮긴이 진중권의 코멘트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특히 진중권씨의 이야기들은 다소 딱딱하게만 보여질 수 있는 이론들을 보다 원활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앞으로 진중권씨가 기획하는 뉴미디어 아트 시리즈인 ‘UAT(Ubiquitous Art ＆ Technology) 총서’의 일부인 이 책은 테크노아트의 이론과 실천을 인문학화함으로써 예술과 기술과 인문학을 통합하려는 이론적 시도이며, 엔지니어와 아티스트와 인문학도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통합적 텍스트를 생산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하네요. 앞으로 발간될 이 시리즈 도서들은 《컴퓨터 예술의 탄생》에 이어 《언캐니 밸리, 컴퓨터의 미학》 《인공생명 예술의 이론과 실천》, 《예술과 바이오테크놀로지》 등 이라고 합니다.

컴퓨터가 주체인 예술, 그래서 이 책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도 있습니다. 예술, 아니 미술을 다룬 책 치고는 꽤나 '공학적'이며 '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예술의 기원과 발전속에 '과학'이 지대한 영향, 혹은 '함께'했다는 생각을 해보면 이러한 접근 방식이 더욱 설득력 있음을 알 수 있죠. 여러가지 수학과 과학적 증명을 통해 이루어지는 컴퓨터의 사유 과정이 새기술을 통한 미학적 사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을 '옮기고 엮고 쓴' 진중권씨가 다양한 각도로 책의 이론을 주석(註釋)함으로 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죠. 이 책을 접한다는 것은 새로운 미디어적 전회(medial turn)를 통해 더욱 발전하고 변화할 미래 예술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가치있는 경험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