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저 두 가지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창조적 행위라는 것, 그리고 자기 마음가는대로 해도 되는 일이라는 것.
하지만 둘 다 치유의 효과가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그림그리기는 실제로 아동심리치료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치료기법이다.
글쓰기는 어떨까?
사실 작정하고 치유의 효과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답답하고 괴로울 때, 긴장과 기대와 해소되지 않은 충동의 감정이 생겨날 때
우리는 싸이월드 다이어리, 블로그, 노트에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마구 써내려가는 순간이 있다.

그러는 동안에, 가슴 어딘가 막힌 곳이 뚫리는 느낌이 도래하는 순간이 있다.
이 느낌이 없다면 굳이 글로 마음을 정리하려고 하지 않을지도..
<치유하는 글쓰기>는 글쓰기의 치유효과에 대해서, 그리고 어떻게 치유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다.
자기 스스로 조차도 회피하고, 굳이 드러내어 명확하게 하고 싶지 않아하는 '상처'를 글로 적는 것.
그것만큼 문제를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글로 표현했다는 것은 자기가 그 상황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더 이상 현실로부터 도망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의 '글쓰기'는 잘쓰면 좋긴 하지만, 그것이 필요조건은 아니다.
글쓰기 자체가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이지 그걸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치유'를 좌우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