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스톤은 왜 토암바 섬에 갔을까?

 

 

 해피스톤은 토암바 섬에 왜 갔지?

대체 왜?

 

 

최근들어 경제학 관련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것 같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사람들이 절로 경제에 관련된 것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쯤 해서 솔직하게 고백해보자.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사실은

돈 버는 방법이나 부자가 되는 길 같은 것에

가장 관심 있어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에도 버젓이 이름으로 등장하는

해피스톤 역시

부자가 되기 위해 토암바 섬에 간 것일까?

 

뭐 다들 예상 했겠지만,, 당연히 그 이유는 아니다..

 

우선 해피스톤이 누구인지 부터 알아보자.

그는 MIT 경제학부 조교수다.

그런 그가 외부와의 교류라곤 없는 토암바 섬으로 가겠다고 한다.

 사회 ·경제적으로 낙후한 그곳을 발전시키는 임무를 맡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토암바 섬은 어떤 곳인가?

책에서는 타로라는 단일 작물을 재배하고 초보적인 물물교환 경제가 이루어지는

가상의 섬으로 그려진다.

 

 

 

 

우화(寓話)형식으로 진행되는 소설을 통해 저자는

경제학의 이론들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대중에게 경제학을 쉽게 알리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목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것 뿐일까?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의 저자 로랑 코르도니에의 이력을 먼저 살펴보았다.

 

 

 

 

 

지속적으로 주주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데 앞장서 왔으며

 ‘금융과세 연합(ATTAC)’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저자는

신 자유주의와 주주자본주의를 꾸준히 비판해 온 경제학자이자 노동 경제학 전문가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쓰인 진짜 목적은

금융자본주가 지닌 부정적인 부분을 독자에게 일깨우는 것에 있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우화라는 형식을 이용한 것도 어쩌면

금융자본주의 문제에 대한 답을 저자가 미리 만들어 놓고

우리를 계몽하기 위한 장치로 이용하기 위한 것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과 이론을 강제로 주입하려는

그런 책을 싫어한다.

 책을 읽기도 전에 책에 대한 불신과 선입관이 생기고 말았다.

그러나 이왕 읽기로 한 것

우선 읽어나 보자는 맘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책의 내용은 토암바 섬에서 일어나는 원시 경제에서 금융자본주의가 탄생하기까지의

변화 과정을 담고 있었다.

 

저자가 애써 독자에게 자신의 논리나 생각을 강요하려 하는 그런 책이 아니었던 것이다.

 

책을 읽어보니 저자는

신 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도래하기 이전의 경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우화를 통해 쉽게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었다.

 

 

 

덕분에  독자는 이 책을 통해

토암바 섬의 경제 환경과 변화를 지켜보며

가상 경제를 생생하게 체험할 기회를 가지게 된 셈이었다.

 

편견없이 읽어도 좋은 경제학 입문서에 가까운 책이었다.

저자는 우화를 이용해서 경제학 이론들이 어떻게

우리 경제에 어떻게 활용되고 이용되고 있는지 보여 주었다.

재미있게 읽히기도 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이론에 별 어려움 없이 빠져든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잠이다.-

 

 

책은

물물교환 형식의 원시 경제 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토암바 섬에

화폐가 도입되면서 생겨난 변화로 시작한다.

 

해피스톤이 토암바 섬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율시장을 개설한 것이다.

이때부터  소득과 분배에 대한 개념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곧이어 경제 황금기가 도래하게 되지만 

 금융 자본가와 산업 자본가가 구분되기 시작하면서

개인 신용 대출이라는 제도가  도입된다.

 

 

 

즉,,

토암바 섬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주로 고전파 경제학을 근거로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

 언뜻

신 자유주의가 세계 경제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이 책의 주인공 해피스톤은 마지막에

신 자유주의의 덫에 걸린 토암바를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요즘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 불황을 떠올라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갑자기 지금쯤 토암바 섬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 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가진 돈은 없었지만, 빚도 없었던 그때와

돈을 가지게 된 만큼 빚도 함께 지게 된 지금,,,,

토암바 주민은 어느 쪽이 더 행복하다고 느낄까?

 

그리고 현실로 돌아와 보자!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경제 위기가 지속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왜 경제는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저 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

다 좋아지겠지,,,,,

하는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아!

경제학 책을 읽고 나는 갑자기 왜 감상에 젖는가? 

 

 

 근데 저기요?

이 책을 읽어보게 되면 알겠지만,,,

이 책이  

좀 전의 나처럼 값싼 감상에나 빠지라고 쓰인 것은 아니다.

 

책 소개에도 나와 있듯 독자는

애덤 스미스부터 케인스를 거쳐 포스트 케인스까지, 경제학 이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부도 할 수 있다. -그것도 재미있고 쉽게,,-

그리고 토암바 섬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정책이 바뀔 때마다 겪게 되는 혼란을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데

하는 한탄도 해가면서 흥미롭게 읽어 가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울러 

그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해피스톤이 내리는 처방을

오늘날 우리의 경제와 비교해서 읽어보면

독자들이 현 경제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이 비록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 주지는 못하겠지만,

경제 흐름을 전반에 걸쳐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고자 하는 사람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