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 그대로에 매우 충실한 책이다. 백과사전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책은 악마라는 존재와 그에 관련된 각종 개념들을 자세하게,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글 자모음 순으로 개념들을 나열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고 있는 내용 구성 방식은 일반적인 사전의 구성 방식과 비슷하여, 전체적으로 한 번에 섭렵하기에는 부적합하지만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기에는 더없이 용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자료 및 표 자료의 첨부와 그에 대한 부연설명은 현학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일반적인 사전과 비교했을 때 한결 부담이 적은 부분이었다. 게다가 성경, 신곡 등 유명한 문학, 종교 서적들의 원문 인용은 교양의 폭을 넓히는 데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상당수의 개념들이 여타의 개념을 참고하라는 식으로 짧게 넘겨버린 점이다. 같은 내용을 중복하여 길게 나열하게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차원이었을 것이나 이러한 방식으로 개념 설명을 미룰 바엔, 차라리 개념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같은 개념 설명들이 중간에 한 두 개씩 나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여럿이 한꺼번에 나왔을 때는 참고하라는 개념을 찾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번거로움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개념 설명 방식은 책의 어떤 부분은 빈약하게, 어떤 부분은 비대하게 설명하는 듯한 불균형적인 내용 구성의 느낌을 들게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추후에 개정판의 출판이 있다거나 동류의 주제를 채택한 서적이 출판될 경우, 이러한 부분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