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셜 섕크스, 윌리엄 데버, 바룩 할퍼른, 카일 맥카터 등 저명한 미국 학계의 성서학 관련 학자들의 강연 내용을 글로써 엮은 이 책은 구약성서의 핵심인 고대 이스라엘 공동체의 기원 역사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하고 있다. 구성은 각 학자들의 강의를 기준으로 총 4개의 큰 주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내용은 해당 주제와 관련된 학자의 주장과 저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질의응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에서는 허셜 섕크스에 의해 현재까지 알려진 고대 이스라엘 공동체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과 그 이론들이 소개되고 책에서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들을 본격적으로 제시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나안 정복설, 평화적 침투설, 농민 봉기설 (사회 변혁 모델), 공생 모델과 그것에 대한 설명이 주로 등장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윌리엄 데버의 강연 내용이 이어진다. 이스라엘 인들이 거주했던 가나안 중앙산간지대의 유적 및 유물들과 가나안 평야 지대 거주민들간 유적, 유물의 동질성과 차이점에 대해 역사적이고 고고학적인 분석과 논의가 전개되는 부분으로 이스라엘 공동체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들이 이루어진다.

 

 세 번째 장에서는 이스라엘 역사의 기원적 사건인 출애굽에 대해 조명하면서 출애굽 사건이 역사로서 사실인가, 신화로서 허구인가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이 과정에서 앞서 소개된 메르넵타 석비와 400주년 기념석비, 야곱 스캐럽 등이 고고학적 자료 또는 문헌적 자료로서 제시되고 그것을 통해 고대의 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역사적 관계와 출애굽 사건의 의미에 대해 역사적, 신화적 맥락에서 정리한다.

 

 마지막 네 번째 장에서는 카일 맥카터에 의해 이스라엘 종교의 기원에 대해 고찰한다. 유대교 형성 이전의 가나안 토착 신화와 유대인 야훼 신앙의 관계가 조명되고 그 구체적인 모습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가나안 토착 신화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야훼 신앙을 발전시켜 유대교를 형성하는 과정을 통해 이스라엘 공동체의 형성을 종교적인 맥락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책에서 다루어진 내용들은 세부적인 면에선 각각의 주제로 나뉘어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궁극적인 의도는 고대 이스라엘의 기원에 대한 일련의 논의로 귀착된다는 점에서 통일된 주제를 다루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형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양한 주제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일방적인 주장이 아닌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수용과 비판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논의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학자들의 주장을 다루는 본문 내용과 함께 그에 대한 타학자들의 반론과 일반인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수록한 부록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굉장한 장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 다루어지는 내용들이 은근히 방대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난해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이스라엘 공동체의 밝혀지지 않은 기원 역사에 대해 고찰하고 종합적인 논의를 실현한 서적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