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구입해서 읽게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지만 독서모임을 통한 '개혁주의로의 안내'를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저의 한결같은 고민이 바로 '개혁주의의 대중화' 이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칼빈주의와 사랑에 빠진 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 라는 책이 출판된 적이 있습니다. 좋은 내용도 많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들이,
1.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대해 탐탁치 않은 평가를 한다.
2. 이신칭의를 위협하는 '새관점' 을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였습니다. 그러던 중 이 책의 소식을 접했으니 바로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의 신앙이 진지해지기 시작한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던 고3 때부터 였습니다. 어머니께서 '다니엘 학습법' 이라는 책을 선물해 주셨고 머리식힐 겸 읽고난뒤 충격을 받았습니다. 특정 학습비법 때문이 아닌 신앙에 대한 지은이의 진지함 때문 이었습니다. 이런 신앙의 자세는 본적도 없었고 생각해 본적도 없었습니다. 제 자신이 엄청 부끄러웠습니다.
갑자기 왜 책 소개 하다말고 간증을 하느냐구요? 바로 '독서모임 대답은 있다 이야기(이하 독대)'가 저로 하여금 다니엘 학습법을 읽으며 받았던 충격을 회상하게 했거든요.
제가 독대를 읽기전에 가졌던 의문은 두가지 였습니다.
1. 독서모임에 있다고 하는 대답은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 인가?
2. 대답의 내용은 무엇인가?
이 두가지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개혁주의 출판사라면 보통 '개혁주의 독서모임' 뭐 이런식으로 제목을 정했을 텐데 제목을 통해서는 개혁주의 독서모임인지 알 수가 없으니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질수 밖에 없었습니다.
싱겁게도(?) 첫번째 의문에 대한 해답이 1장 첫문단에 드러났습니다. '진리가 무엇이냐?' 가 바로 이 책이 전제로 하고 있는 '대답에 대한 질문' 입니다. 곧이어 두번째 의문에 대한 해답이 바로 나오더군요. 그 대답은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의 생각과 느낌과 경험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다! ... 삼위일체 하나님이 계시다!(p15)
참으로 마음이 뜨거워지는 순간 이었습니다. 네. 이 책은 '독서모임에 답이 있음'을 말하기 보다는, '성경에 답이 있음을 독서모임을 통해 증명' 해 낸 책 이었습니다.
'이야..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나가는거 아닌가? 영화도 첫장면이 강렬하면 그 다음부터는 시시해 지던데..'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건 저의 기우(杞憂)에 불과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그러했습니다.
특히 우리는 '복음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선포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따라서 "당신은 아픈 사람이다", "당신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당신이 예수님을 만나지 않는다면 당신이 지금 현재 누리거나 꿈꾸고 있는 모든 행복과 명예 등은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것은 잔인한 것이 아닙니다.(p34)
하나님은 단순히 우리가 만나야 할 첫 번째 대상이 아니시며, 말씀을 보고, 기도를 하고, 예배하는 것도 우선순위로 볼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연합, 하나님과의 동행은 어떤 일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 그 자체입니다. ... 하나님을 '겨우 우선순위의 첫 번째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심히 모욕하는 것입니다.(p42)
개혁과 부흥은 함께 간다(p74)
<러브 액츄얼리>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 "영화에서는 감격한 신부가 신랑 친구에게 키스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러분 중 대다수가 이 장면을 가장 아름답고 예쁜 장면으로 꼽습니다. ... 무엇이 달콤하다는 것입니까?" 사람들은 그냥 "영화니까~." 라고 말합니다. 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이 이토록 하나님의 영광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와.. 이 부분에서 완전 백만배 공감 했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 러브 액츄얼리는 단순히 불륜 영화다 라고 말했을때 저는 친구들에게 할아버지 취급 받았었기 때문입니다.
스크롤 압박과 얼마전 핫 이슈 였던 저작권법을 피하기 위해 발췌는 이정도로 마치겠습니다. 제가 오독한것이 아니라면 이 책에선 개혁주의를 비롯해 어려운 신학용어를 한개도 쓰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지향하는 바와 내용은 철저히 '개혁주의' 입니다. 저자의 개혁주의에 대한 사고의 유연성과 깊이에 놀랐습니다.
이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진리가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의 내용'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저자가 모임을 통해 깨달은 핵심들임 )
2부는 왜 모임을 통한 대답에 '주목'해야 하는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임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있습니다.
3부는 독서의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인 팁을 비롯해 독서에 대한 저자의 열정을 통해 많은 도전거리들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존 오웬의 죄 죽임을 읽어보신 분들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죄 죽임에 대한 적용과 실제적 지침이 끝 부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죄 죽임을 읽는 그 순간부터 죄를 죽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셨을 것입니다. 죄 죽임은 '방법의 문제'가 아닌, '성향의 문제' 입니다. 마찬가지로 개혁주의 성도에게 있어서 독서와 모임은 '방법의 문제'가 아닌, '성향의 문제' 임을 이 책은 간과하고 있지 않습니다. '독서'는 진리에 대한 열정이고 '모임'은 성도의 교제에 대한 열정 입니다.
독서와 모임.. 이 둘이 만날때 어떤 열매를 맺을까요? 책에서 말하는 열매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p97~p99)
1.먼저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하나님 자신에 대한 관심이 날마다 높아졌습니다. 즉, 그분의 성품, 그분의 사역을 우리는 만날 때마다 이야기했고, 기회가 될 때마다 나누었습니다.
3.우리의 신앙 목표도 달라졌습니다. 우리의 신앙 목표는 더 이상 구원, 행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되었습니다.
4.우리는 자신이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려고 애쓸 것입니다.
5.성경의 충족성에 대해 생각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 오직 성경만을 자신의 최고의, 절대적인 권위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아.. 끝으로..
독서모임 대답은 있다?? 대답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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