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메이의 일기/에스메이 코델/세종서적

2012.08.23.

p.38

매일 일과가 끝날 무렵, 이스민은 나를 불러 부드러운 목소리로 격려해주었다.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라고, 내 말 한마디가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도 없지만 반대로 아이의 인생을 단숨에 장밋빛으로 만들 수도 없다고, 그래도 너무 경솔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주었다.

 

p.48

*갈등을 풀어나가는 4가지 단계

1. 상대에게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을 말한다.

2. 상대에게 그 일로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말한다.

3. 앞으로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바라는 점을 상대에게 말한다.

4. 상대방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로 구체적인 반응을 보인다.

 

다 해냈다구요?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갈등 해결 정복자입니다!

 

p.59

하루 일과를 마치고 교실을 나서기 직전, 나는 아이들과 말넣기 게임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빈칸에 말을 넣으면 내가 문장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내일)만나요!”

“(차)조심해요!”

“(입 닥쳐)라고 말하지 말아요!”

“(여러분은) 서로 사랑해요!”

 

p.61

점심시간이 끝나고 나른해질 즈음, 나는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어준다. 우선 책상을 밀고 블라인드를 내린 후 불을 전부 끈다. 단, 빅토리아 시대 골동품인 탁상 램프는 켜 놓는다. 제법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되거든.

 

p.101

<푸른 돌고래 섬>에 나오는 카라나는 두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카라나는 백인들에게 자기의 진짜 이름, 즉 비밀의 이름을 말하지 않아요. 진짜 이름에는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도리어 자기를 해치는 데 쓰일 수도 있으니까요. 나는 여러분에게 내가 불리고 싶은, 내 진짜호칭을 말했어요. 그리고 내 힘은 ‘마담 에스메이’라는 이름 속에 있어요. 여러분이 존경심을 가지고 나를 ‘마담’이라고 불러주면, 나는 강해져서 되고 싶은 모든 게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이 존경심 없이 그 이름을 부르면, 내 힘은 아주 약해져요.

 

p.119

노래는 프랑스어로 된 자이데코로 골랐는데, 번역하면 ‘달링, 내 사랑, 요 깍쟁이, 아무도 당신처럼 해줄 수 없네’ 어쩌고저쩌고.

 

p.145

“빌리, 원한다면 얼마든지 날 싫어해도 돼. 그건 네 특권이자 선택이니까. 하지만 네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난 언제나 너를 사랑한단다.”

나는 아이들이 반항할 때 주로 이렇게 말한다. 한창 열을 받을 때 그런 말을 들으면 아이들은 더 부아가 나거든.

 

p.165

그래, 안 죽었지. 너희는 그냥 상처만 입혔지, 죽이지는 않았어. 아주 잘했구나. 하지만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이 무지해서 제대로 대접하지 않을 때도 너희는 대접받고 싶은 그대로 대접해야 해. 바로 그게 어려운 부분이지. 멍청한 사람들을 상대할 때도 이 ‘황금률’을 지켜야 해. 그들이 황금률을 따르지 않는다 해도 그 사람들 수준으로 낮춰서는 안 돼.

 

p.167

우리는 먼저 한데 모여서 인디언식으로 이름 짓는 의식을 치렀다. 모두 동그란 원 모양으로 늘어섰고,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고도 신중한 작업이었다.

‘여러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인’

 

p.220

다만 “주 정부의 교육 지침이 ‘배움’을 보장하는 것만큼이나, ‘배움’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과연 그가 알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뿐이다.

 

p.227

나는 뮤지컬 <왕과 나>에 나오는 ‘당신을 알게 되는 것’에 나오는 “내 방식대로, 하지만 친절하게”라는 대목을 여덟 번쯤 들은 후에야 출근한다.

 

p.230

하지만 입을 막 벌리려는 순간, 여러 사람 앞에서 절대 한 아이를 창피주지 말고 따로 불러서 대화하고 사정을 들어보자고 스스로 약속했던 일이 떠올랐다(이것이 근래 가장 신경 써서 지키는 내 생활신조이다).

 

p.242

제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p.259

자랑은 아니지만 그 누구도 나만큼 칭찬받지 못했을 것이다. 아, 너무 오만한 말일까? 어쨌든 내 자신이 대견하다. 기분이 좋다. 하고 싶은 일을 했고, 상상한 대로 일이 풀렸다. 이런 날은 자주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