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물이라도 주제에 따라 집필의 강약을 조절해 독자들의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그리고 건륭제를 비롯한 집권자들의 공과 실을 심도 있게 짚고 있는 것도 흥미롭다. 청나라를 파멸로 이끌었던 집권층의 그릇된 선택이 후대에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를 여과 없이 서술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수많은 역사의 교훈을 보여 준다.이 책의 장점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중국 역사에서 큰 분수령이 되었던 대사건들을 상세하게 집필한 점도 돋보인다. 중국의 개화를 이끌었던 1840년의 아편전쟁을 비롯해 청나라를 구렁텅이로 빠트린 태평천국의 난, 인도차이나반도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청불전쟁, 청일전쟁과 중일전쟁, 청나라를 무너뜨렸던 신해혁명과 중국공산당에 의한 신중국 건국 등 중국대륙에서 벌어졌던 역사의 변곡점도 매우 흥미롭다. 책을 읽는 커다란 즐거움은 그전까지 자신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라면 이 책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가득 안겨줄 것이다. 이 책은 평소 독자들이 몰랐던 중국 역사 속 위인들의 진면목을 가감 없이 서술해 독자들에게 의외의 즐거움과 충격을 선사해줄 것이다.지금도 중국에서 성군으로 추앙받는 건륭제는 중국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개척하고 강대한 국력을 과시했지만, 실상 자신에게 아첨하던 간신만 좋아하고, 심지어 자신이 앞장서서 뇌물을 받았던 황제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또 지금까지 중국에서 ‘공맹이후의 성현’이라며 청나라 말기 충신의 전형으로 추앙받는 유학자 증국번은 사실 사람 죽이기를 즐겼고, 재물과 여자까지 좋아했던 비도덕적인 사람이라면 현재의 평가는 어떻게 바뀔까. 여기에다 변법자강운동을 이끌었던 캉유웨이는 콧대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오만해 당대의 권력자 이홍장은 물론 중국 혁명의 아버지로 숭상 받는 쑨원마저도 화를 내며 돌아가게 했다는 사실 등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