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바야흐로 포스트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 그리고 요시모토 바나나와 에쿠니 가오리의 뒤를 이을 일본 작가들이 슬슬 한국 서점가의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현재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은 먼저 상륙한 선배들과는 또 다른 지점에서 또 다른 한국 독자들과 열렬히 교감중이다. 그 대표주자로 이시다 이라, 가네시로 가즈키, 요시다 슈이치, 이사카 코타로, 오쿠타 히데오 등이 있다. 최근 2년 간 유행했던 일본의 10~20대 작가들의 러쉬에 이은, 본격 일본 소설의 강자들이 펼쳐내는 이런 일본 문학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빠르고 감각적으로 읽히는 문체와, 관념에 억눌리지 않는 즉물적인 감성, 그리고 드라마와 영화로 곧바로 만들어져도 될 법한 영상적, 만화적 서사구조에 있다.
이시다 이라의 경우는 어떤가. 그의 히트작 《이케부쿠로웨스트게이트 파크》는 이미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은 TV드라마의 원작이 되었으며, 나오키상 후보였던 《창년》역시 현재 영화 제작이 진행중이다. 한국의 영화사에서도 그의 국내 출간작 《라스트》의 영화 판권을 문의하는 등 그야말로 국내 소설계가 고민하는 소설의 다양한 문화적 성취의 지점에서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과거 베스트셀러 소설이 영화화로 직행하곤 했던 한국 소설계의 힘찬 시절이 비교되는 지금, 문화(특히 영상문화)에 있어서는 한류韓流가 일본에 그 위세를 과시했지만, 소설은 분명 일류日流가 한국 독자들에게 강력히 어필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다양한 각도로 그 재미와 공감대를 배워야 할 시기인 것이다. 그 중심에 놓인 이시다 이라의 작품들은 2006년, 도서출판 황매에서《1파운드의 슬픔》을 시작으로 그의 또 다른 연애 단편집《슬로우 굿바이》 달콤한 장편 미스터리물《엔젤》그리고 2005년에 출간되어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최신 장편 연애소설《동경DOLL》 등이 차례로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