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책을 덮고 난 뒤, 한동안은 멍하고 진실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한남자의 인생과 그 아들의 인생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작가는 소상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세령호에서 죽은 채 발견된 아이. 그 아이를 죽인 남자는 부인도 죽었으며, 댐 수문을 열어 저지대에 있는

 

마을 사람까지 죽인 살인마 최현수의 이야기.

 

신문과 각종 매스컴에서 떠들어 냈던 그 사건으로 인하여 아들 서원이 역시 남들의 눈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친구들과 친해질 무렵이면 배달되는 선데이. 거기에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고.

 

그로 인하여 서원이는 다시 학교를 옮겨,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옮겨다닌다.

 

함께 룸메이트였던 아저씨.. 승환은 서원이를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막이며 친구이며 가족이다.

 

그 사건이후, 7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난 뒤 홀연히 사라진 아저씨.

 

그리고 자신에게 배달된 어릴적 아빠가 사 주셨던 농구화와 함께 박스가 배달이 된다.

 

그 박스 안에는 아저씨가 쓴 소설도 있었고, 여러 사람들의 증언이 녹음된 테이프도 있었다.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사건의 전모들..

 

아버지의 잠깐의 실수로 인하여 오영제의 딸 세령이 차에 치여 죽게 되었고, 세령호에 아이를 버렸는데

 

그 자리에서 잠수를 하던 승환은 그 아이를 보게 된다.

 

냉혈한 오영제는 사건의 범인을 자신의 힘으로 찾기 시작하면서 서원이네 가정에는 어두움이 드려진다.

 

오영제라는 사람. 사랑하는 부인과 딸을 "교정한다"는 말로 폭행을 하고 집착하던 무서운 남자.

 

그 남자의 그늘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부인 문하영.

 

문하영은 자신의 딸을 버리는 아픔을 선택하면서까지 벗어나고자 했던 오영제라는 남자의 그늘..

 

그는 실로 대단했다. 자신의 딸을 죽인 범인이 누군지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침착할 수가 있다니..

 

보통의 사람이였다면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식으로 그를 때리지 않았을까?

 

하나씩 올가미를 만들고, 그 올가미에 걸린 짐승을 기다리는 듯..

 

그는 그렇게 최현수라는 짐승이 걸리기를 숨죽이면서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는 최현수 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을 모두 올가미에 묶여 죽이려고 했었다.

 

오영제로 인하여 최현수는 자신안에 숨겨진 낯선 남자와 사투를 벌여야 했고,

 

왼쪽 팔에 살고 있는 용팔이와 싸워야 했으며, 서원이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다.

 

최현수는 결국 사형이 집행되어 이슬처럼 사라졌지만, 그렇게 지키고 싶어했던 서원이는

 

서원이네 학교에 매달 선데이를 보냈던 오영제로부터 지킬 수 있었다.

 

정말 섬뜩하다는 말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 오영제.. 그 오영제라는 사람이 아직까지 내 주변에 없다는 것에

 

안도했으며, 서원이에게까지 그의 손길을 뻗쳤던 그는 용서할 수가 없는 사람이였다.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 미리 밝혔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오영제의 악행이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했던 7년의 밤.

 

이제 서원이는 마음 편히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