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성석제 작가님의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지만

제목이 너무 특이해서 빌릴까 말까 하다가 다른 책을 먼저 집어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 북피지기 중에 한분이 이 책을 읽고 성석제 작가님의 매력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고민없이 망설임 없이 빌려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분이 이 책을 언급했는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뛰어난 이야기꾼임을 증명하는 그런 책입니다.

짧은 단편 소설들고 구성되었지만, 그 어떤 장편소설 못지 않게 이야기가 탄탄합니다.

솔직히 그동안 장편 소설만 읽고,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들어서 읽지 않았던 단편소설집들..

하지만 성석제 작가님의 단편소설은 그런 저의 거부감을 일순간에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이 짧은 페이지 안에 어찌 이렇게 방대한 이야기를 축약시킬 수 있는지..

정말 엑기스와 같은 이야기라고 자부합니다.

동네에 험하고 궂은 일을 다하던 황만근씨의 갑작스런 외박과 그와 관련하여 시작되는 황만근씨의 이야기..

자신에게 끈질기게 연락을 하고, 싫다고 해도 자꾸 달라붙는 친구를 이야기하는 천애윤락

친목곗날의 풍경이 눈으로 직접 보는 것 같이 묘사된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책을 사랑하는 숙부의 못말리는 책사랑이야기를 담은 책,

움막에서 태어났지만 독특한 향기로 인하여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천하제일 남가이,

돈많은 과부를 만나는 것이 꿈이었던 한남자가 만났던 여러 여자 이야기인 욕탕의 여인들,

자신의 하는 노름은 무조건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진 한 남자의 다양한 노름이야기인 꽃의 피, 피의 꽃..

정말 어느 단편소설 하나 읽는 독자로 하여금 빠져들지 않게 만드는 이야기가 없었고,

또한 너무나도 자세하고 실질적인 묘사로 독자가 함께 그 장면을 보고 있는 착각을 할 정도로 

잘 설명되어 있고, 잘  씌여진 소설들입니다.

해설에 보면 "새로운 문체의 미학"이라면서 장황한 설명이 이어지지만..

아직까지 어려운 말들로 표현하기 어려운 독자인 저는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성석제 작가의 많은 소설 중에 단연 으뜸인 소설이라구요.

개인차가 있지만.. 저는 정말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였습니다.

아마 이책을 처음 읽는 분이라면 성석제 작가의 매력에 듬뿍 빠지게 될 것이고,

다른 책을 읽고 읽으신 분이라면 역시 성석제 작가라고 생각하시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