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사귀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얼마 되지 않은 29살 여자가 갑자기 미혼모가 되어버렸다.

전혀 생각도 나지 않는 딸. 그 딸 보니는 이탈리아에 입양되어 아주 잘 크고 있단다.

친절한 보니의 양부모가 딸을 한번 보러 오라고 미혼모 엄마인 나.. 이선아에게 편지와 로마행 티켓을 보내준 것이다.

지금까지 한번도 출산을 한 적이 없는 선아에게는 정말 날벼락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입양기관에 가서 확인해 보니.. 보니의 엄마는 내가 맞았다. 내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그리고 싸인도 똑같았다. 과연 누가 이런 모함을 꾸민 것일까?

어린 시절 엄마는 입양되기 전 아이들을 돌보는 위탁모를 하셨고, 그래서 집에는 늘 갓난쟁이 아기들이 돌보던 건 선아의 몫이였다.

그러던 중 기억에 스친 인물 하나.. 보니의 엄마,,

미혼모로 보니를 낳은 엄마는 선아의 시골집에서, 그리고 선아가 살고 있는 원룸에서 두번 만나게 되지만 맘에 없는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준 선아로 인하여 갑자기 집을 나가버린다.

그리고 연락두절이 없었는데.. 그녀는 보니를 선아의 이름으로 입양을 시켰던 것이다.

졸지에 미혼모가 되어버린 것에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로마행 티켓이라.. 내가 언제 한번 로마를 가 보겠는가.. 여행하는 겸 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선아는 로마행 비행기를 타게 된다.

로마에서 만난 보니는 정말 시크한 10살짜리 꼬마 숙녀였다.

친엄마로 찾아온 선아에게 그렇게 냉정하고 쌀쌀 맞을 수가 없다.

하긴 자신을 버린 엄마가 이제서야 자신을 만나러 왔는데 반가울수만은 없겠지만 말이다.

자신을 보니의 친엄마로 대해주는 가족들의 분위기에 짓눌러 그녀는 야밤 중에 도망을 친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마음이 약해 다시 보니네 집에 들린 그녀..

양부모님의 배려로 보니와 좋은 시간을 만들기 위해 캠핑을 떠나게 된다.

거기서 만나게 된 사람은.. 어이없게도 비행기 옆자리에서 앉았던 재수없던 남자 천우였다.

알고보니 천우는 보니네와 아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천우가 보니를 이 먼 곳 이탈리아까지 데려다준 그런 인연이 있었다.

가까워 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보니와 선아의 관계는 캠핑을 하면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벼룩시장에서 선아가 산 가죽가방을 반환하고 보니에게 예쁜 한복을 사 주면서 마음이 통해진다.

보니에게 진짜 엄마를 찾아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돌아온 선아,,

천우와 함께 보니의 친엄마를 찾던 중 이미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차린다.

보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고민하던 중..

선아는 천우와 함께 경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내려가게 된다.

천우가 잘알고 있는 집이 바로 선아의 집이였던 거였다.

이상하게 천우와의 인연은 이상하리만치 꼬여 있었다.

헤어진 전 애인의 집앞에서 새로운 애인과의 만남을 보고 놀러 도망치다가 탄 차의 주인이였고,

로마로 가는 비행기 옆에서 만났던 재수없었던 사람이였고,

보니와의 캠프에서도 만나고.. 또 이렇게 자신의 부모님과도 잘 아는 그런 사람이였다.

우연이 겹치면 인연이 된다고 했던가..

둘은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선아의 과거..

선아는 자신이 엄마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고등학교때 알게 되었고.. 대학교를 서울로 가면서 의도적으로 집에 내려오지 않았다.

선아의 엄마는 남편과 함께 만삭의 몸으로 경주로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선아네 부모님를 만나게 된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선아의 엄마는 뱃속 아기와 남편을 잃어버리게 되고,

선아의 엄마는 돌아가시고 선아와 아빠만이 남게 된다.

선아의 엄마는 그런 어린 선아와 아빠와 함께 가정을 이루어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 선아는 엄마가 자신을 마음으로 품어 딸을 삼아준 것처럼

자신도 보니를 마음으로 품는 엄마가 되기로 결심을 한다.

그리고 보니에게 육아일기며 편지를 써서 보내기로 결심을 한다.

물론 결혼도 하지 않는 여자가, 자신이 낳지도 않는 아기를 딸로 삼는다고 하는 건..

보통의 사람이라면 손사래 칠 일일 것이다.

소설이라서 행복하게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선아라면.. 선아의 엄마같은 엄마를 가진 선아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내 자신의 이익이 아니면 거들따 보지도 않지만..

난 이 소설  속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느 날 날아온 로마행 티켓은 선아에게 팔자에도 없는 예쁜 딸 보니를 선물해 주었고,

오해하고 있었던 자신의 출생과 가족들에 대한 마음을 풀어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아마.. 보니도 알지 않을까?

선아가 내 친엄마가 아니라는 것을..

하지만 선아의 그 마음을 받아서 보니를 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선아가 엄마를 받아들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