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산에 간다고 나간 아빠는 감감무소식, 6년이란 시간이 지난 뒤 엄마는 연하의 사진작가와 결혼을 한다. 거기다가 배 속에는 내 동생이 될 녀석도 함께..

 

엄마는 새아빠 되는 사람이랑 함께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떠나고,

나는 친한 친구 규환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밤 광주까지 가야 된다는 규환이의 말에 나는 섭섭한 마음이 든다.

규환이는 데모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를 받고 숨어있는 형에게 갈 예정이였으나,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고, 그 일을 나에게 부탁을 한다.

 

딱히 할 일이 없던 나도 규환이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결심을 하고, 나를 실어줄 승주네 막걸리 운반차에 몸을 숨기고 있는데 승주가 갑자기 나타나고, 늘 개장수인 아빠에게 맞고 사는 정아와 정아의 개 루스벨트. 그리고 지팡이 할아버지까지..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나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출발한 여행.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인하여 곧바로 광주로 가지 못하고 내리게 되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길로 다니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승주네 엄마는 승주 실종신고를 하고, 경찰들은 규환이네 형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을 본 적 있냐고 물어보고, 지팡이 할아버지는 국립정신병원을 이탈한 혐의로 수배중이였다.

 

어찌보면 하나도 평범하지 않은.. 이상한 조합의 이들은 며칠을 함께 동거동락을 한다.

잠잘 곳이 없어 학교 당직실에서 자기도 하고, 복숭아를 따 먹다 들켜 거위집 청소도 하고

고주망태가 된 승주를 수레에 실고 산을 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규환이네 형을 아는 사람까지 만나기로 했으나 이미 형은 몸을 피신한 상태였다.

그런 형을 찾아 지팡이 할아버지는 배를 몰고 무인도까지 가주고 형은 할아버지 배를 타고 무사히 탈출한다. 무인도에서 하루밤을 보낸 우리 역시 할아버지 배를 기다리고 있던 중 규환이네 형 물건을 태우다가 해안경비정에 붙잡혀 돌아오게 된다.

 

승주는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되고, 정아는 아픈 엄마와 함께 마을을 떠나가고, 할아버지가 잡혔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을 걸 보면 자유의 몸이 되었으리라..

열다섯살들이 겪기에는 너무나 험난했던 여행..

하지만 이 여행을 통해서 그들만의 멋진 추억을 가슴속에 품게 되었다.

 

끝에 살짝 나는 어떻게 자라는지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사실 정아를 다시 만났으면 싶었는데 그런 부분이 언급되지 않아 좀 섭섭했다.

승주와 정아와 나.. 함께 만나지는 못하고 살아가도 그저 한 하늘에 산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사이가 아닐까 싶다.

 

문득 이 책을 읽다보니 내 나이 열다섯살때가 생각이 났다.

시골에서 중학교를 다닌 나는 버스를 20~30분 타야 되는 곳에 살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버스를 기다리던 중 누군가가 말했다.

우리 집까지 걸어가 볼래?

그때가 무척이나 더운 여름이였는데 우리는 좋다며 길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좋았으나 덥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좀처럼 속도가 나질 않았다.

3시간을 걸어 도착한 집.. 그때 다시는 집까지 걸어가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사실 그때 함께 걸었던 친구가 누구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다.

그치만 그 친구들도 나와 같은 추억을 기억하고 있을까??

불현듯 생각나는 어린시절의 기억은 오늘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내인생의스프링캠프, 정유정